'잠실 홈런왕' 두산 김재환, NC 기세 누른 3점포 두 방(종합)
3회 동점 3점포, 6회 쐐기 3점포 작렬
PS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타점 타이기록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7년 정규시즌, 잠실구장에서 김재환(29)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없다.
'잠실 홈런왕'의 기세는 가을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김재환은 1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3점포 두 방으로 NC 마운드를 저격했다.
김재환의 배트에 닿은 공은 빠르고 강하게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상대를 압도하는 파괴력이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활약 속에 17-7로 승리하며 PO 전적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1회 말 박건우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2회 초 지석훈에게 동점 솔로포, 김성욱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주춤했다. 3회 초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1-4까지 끌려갔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 3회 말 2사 1, 3루에서 김재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재환은 NC 선발 이재학의 3구째 시속 137㎞ 직구를 힘 있게 받아쳤다. 공이 타구에 닿은 순간, 모두가 홈런임을 직감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우월 3점포였다.
NC는 다시 힘을 내 5회 터진 나성범의 투런포로 앞서갔다.
하지만 두산이 6회 말 최주환의 만루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NC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해 또 한 방이 필요했다.
그 역할을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해냈다. 김재환은 9-6으로 앞선 6회 말 2사 1, 2루에서 원종현의 시속 147㎞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외야 관중석에 꽂히는 3점 아치를 그렸다.
12-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NC에 치명상을 안기는 홈런포였다.
김재환은 7회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성적은 3타수 2안타 2홈런 7타점이다.
김재환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 최다 타점 타이기록도 작성했다.
경기 뒤 김재환은 "기록을 세운 건 영광이다. 하지만 PO가 끝나지 않았으니, 다음 경기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경기가 남은 만큼, 김재환이 활약할 기회도 많다.
김재환은 올해 정규시즌 잠실경기에서 20홈런을 쳤다. 잠실 홈런 2위 오재일(14홈런)과도 격차가 크다.
2017 정규시즌 홈런왕은 46홈런을 친 최정(SK 와이번스)이 차지했고,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 37홈런)도 35홈런을 친 김재환에 앞섰다.
하지만 '홈런 3위' 김재환에게는 '잠실 홈런왕'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이 붙었다.
잠실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100m, 중앙 125m다. KBO리그 야구장 중 홈런을 치기 가장 어려운 구장으로 꼽힌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김재환은 두산 소속 선수 중 최초로 2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2016년 0.325-37홈런-124타점, 2017년 0.340-35홈런-115타점)을 달성했다.
타이론 우즈, 심정수, 김동주를 이을 거포를 기다렸던 두산이 오랜 기다림을 끝냈다.
김재환은 "4번타자지만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 팀 동료들은 모두 능력이 있고, 나는 동료들을 믿는다"고 했다.
두산은 타격전 양상으로 흐르는 PO에서도, 홈런을 쏟아내는 김재환 덕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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