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점기 명주실 뽑던 나주잠사…문화센터 재탄생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하얀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나주잠사(蠶絲)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해 문을 열었다.
전남 나주시는 18일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창조활동의 거점이자 시민의 다양한 문화향유 공간으로 활용될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나나센터)가 개관식을 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 강제수탈 등 지역민의 아픔이 서린 폐건물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센터 개관의 의미가 각별하다.
이 사업은 폐업이나 용도가 사라져 방치된 건물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과 문화예술 교육의 선순환 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문화아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나주시가 2014년부터 추진했다.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나나센터)는 공모를 통해 지었다.
시인 조지훈의 '승무'에서 따온 것으로, 누에고치가 나비가 돼 완전한 모습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형상화한 말이다.
금남동에 위치한 나주잠사(부지 5천117㎡·건축면적 2천187㎡)는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공장이다.
1910년 일본인 센가(千賀)가 설립한 회사로 한때 종업원이 1천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근대 산업시설 중 한 곳이다.
1970년대 나일론의 등장으로 양잠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1978년 폐업했다.
건조시설·창고·누에고치 보관소 등 1∼4층 규모 건물 6동과 굴뚝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나주시는 모두 57억원을 들여 창고 등을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을 위한 갤러리, 기획 전시실, 공연장, 음악 연습실, 공동장비 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공예실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개관식에는 강인규 나주시장, 손금주 국회의원, 김옥기 도의원 등 지방의원, 주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오카리나 시민합주단, 성북동마을합창단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시립국악단의 터밟기, 기념식수 등이 이어졌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나나센터는 시민의 다양한 문화생활 공간이자 원도심 전통지구의 역사문화와 미래 성장동력인 혁신지구를 결합하는 스마트생태문화 도시를 구현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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