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통치강화 위해 IT 활용한 '디지털 레닌이즘' 도입"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집권 2기를 맞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공산당 통치를 강화하는 '디지털 레닌이즘'을 도입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시 주석이 국민에 대한 억제를 지속하면서 과거 계획 정책의 실수를 수정하고 중국 경제를 면밀히 관리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독일 정치학자 제바스티안 하일만은 시 주석이 공산당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주문한 프로그램에 디지털 레닌이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WSJ은 정보기술(IT)이 중국의 권위적 통치 방식을 약화시키는 대신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양 정치학자들이 수년간 중국이 계획 경제로 생겨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자유시장 경제로 옮겨갈 것이라고 믿었지만, 시 주석이 IT를 이용한 빅데이터 독재 방식을 택함으로써 이러한 관측을 뒤집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이 주문한 임무를 '최고위급 설계'라고 부르며 로봇공학과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차기 성장을 인도하려 하고 있다.
중국 기술자들은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이러한 기기의 성능을 관찰하고 산업 목표와 비교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감독당국은 기업 데이터 피드를 통해 대출과 투자 흐름, 사기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알고리즘을 통해 세세한 정보를 거시 경제 관련 결정과 시장 안정 유지, 투기적 거품 방지 등을 최적화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WSJ은 알리바바와 텐센트(騰迅) 등 중국 데이터 독점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대규모 소비자 데이터를 '국가 슈퍼 허브'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위한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윈(馬雲·잭 마) 알리바바 회장은 작년 세미나에서 경제 운용에 있어 빅데이터의 역할을 의학 진단을 위한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 비유했으며 향후 30년 내 계획 경제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일만은 중국의 거대한 계획 경제 실험이 민주적 정치 체계에 근본적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중국이 IT를 활용한 '스마트 계획 경제'를 통해 더 현대적 경제로 이동할 수 있지만, 관료주의 과잉 등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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