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영화 대부분 변칙개봉…작은 영화 설자리 줄어"

입력 2017-10-18 15:15
수정 2017-10-18 16:55
"흥행영화 대부분 변칙개봉…작은 영화 설자리 줄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난해 개봉영화 흥행순위 상위권을 기록한 영화 대부분이 개봉 전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열거나 목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수요일에 개봉하는 등 변칙 개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2016년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흥행순위 상위 30편 중 25편이 수요일에 개봉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 이내 영화 중에서도 1위 '부산행' 등 8편이 수요일에 개봉했다.

배급사별로는 6대 대형배급사의 경우 개봉영화의 53.7%를, 4대 직배사는 63.8%를 수요일에 개봉했다. 이에 따라 흥행 1위 '부산행'은 개봉 당일 상영 점유율 53.7%를, 2위 '검사외전'은 45.4%, 3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63.7%를 기록했다.

영화 개봉일은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5일제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 개봉이, 주5일제 정착 이후에는 목요일에 개봉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아왔다.

수요일 개봉은 하루 일찍 개봉해 신작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자,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개봉 전일 혹은 개봉 전 주말을 이용한 대규모 유료시사회도 변칙개봉 수단으로 활용됐다. 외국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봉 전일 1천173개 스크린에서, '부산행'은 개봉 전 주말 사흘 동안 1천284개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를 열었다.

이처럼 수요일을 개봉일로 잡은 영화들이 유료시사회를 통해 사실상 화요일 또는 개봉 전 주말에 개봉하게 됨으로써 그 전 주에 개봉한 군소 배급사 영화들이 '7일 최소 상영'을 보장받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메이저 배급사들이 수요일 개봉 혹은 유료시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공정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면서 "이를 제재할 수단과 영화계 내부의 합의된 룰도 없어 대책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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