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 걷힌다…환율조작국·신용등급 부담 덜어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호재 잇따라…北리스크 부담은 여전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한 데 이어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등 한국 경제 대외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는 모습이다.
한국 경제를 짓누르던 대외 변수 우려는 줄었지만 북한 리스크 등 불확실성 불씨는 남아있어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한미 FTA 개정협상 등 미국 트럼프 행정부 통상 압력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만 다행히 기우로 확인된 셈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 또는 교역촉진법상 심층 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등 5개국이 교역촉진법상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대만은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4월 보고서 제출 당시 한국은 3대 지정요건 중 대미 무역흑자(2016년 277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GDP 7%)를 충족했다.
이번 10월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2개 요건에만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리스크로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이날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세번째로 높은 'Aa2'로 유지하면서 다소 해소됐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서 1년 10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이날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지난해 8월 세 번째로 높은 'AA' 등급을 받았고 지난 12일에는 피치에서 네 번째 등급인 'AA-'를 받았다.
지난 13일 재연장된 한중 통화스와프 역시 중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커진 대외 불확실성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 리스크가 남아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대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7년 9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9월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43억 달러(주식 8억3천만 달러·채권 34억7천만 달러) 유출됐다.
월간 순유출 규모는 유럽 재정 위기의 영향이 컸던 2011년 8월(-46억1천만 달러) 이후 6년 1개월 만에 최대치다.
채권자금 순유출액 34억7천만 달러는 지난해 2월(35억4천만 달러 순유출)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로 북한 리스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무디스 역시 이날 한국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했지만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과 갑작스러운 북한 정권 붕괴를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무디스는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으며 군사적 충돌 시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경제·금융시장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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