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동차 몰락은 오해"…영국 정부, 한국에서 홍보
대사관 주도 캠페인…한국 기업에 투자 요청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영국 정부가 주한 대사관을 통해 이례적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국내에 홍보하고 나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로 영국 자동차 산업이 위축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연구개발(R&D)과 미래차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동력이 크다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주한 영국대사관은 1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국 자동차 산업을 알리고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오토모티브 이즈 그레이트'(Automotive is GREAT)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2019년 서울 모터쇼까지 2년간 영국의 자동차 생산과 디자인, 기술력 부문의 강점과 저탄소 차량,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분야에서 영국의 선도적 역할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는 인사말에서 "영국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럭셔리 자동차로만 보면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며 "럭셔리 자동차의 혁신은 영국의 최첨단 R&D 기반을 통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내 영국차, 영국 내 한국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등 양국이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잠재력이 크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영국 자동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국 자동차 산업 규모는 영국 전체 제조업의 14%를 차지한다.
2006년과 비교하면 생산은 61.03%, 수출은 94.04%, R&D는 258.49% 각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총 자동차 생산대수는 2009년에 이미 100만대를 넘었고 작년 기준 180만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국제통상부 자동차투자유치기관의 제이 내글리 R&D 전문가는 "지난 10년간 유럽 경제가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성장"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자동차를 주로 생산하므로 수출액 역시 6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부품산업의 잠재력이 크다면서 "현재 영국 내 부품업체들로는 수요를 다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길 바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내글리 전문가는 현대·기아차나 현대모비스 같은 국내 주요업체와의 구체적인 협력 상황을 묻는 말에 "한국 회사들과는 저탄소차, 자율주행차 등 R&D 분야에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실제 국내 한 부품업체는 2019년께 영국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했다.
브렉시트 발효로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입을 타격에 대비한 지원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 중이고 내년에야 방향이 나올 예정이라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지금 판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닛산, 도요타는 최근 영국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런 사례만 봐도 해외기업들이 영국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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