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여론조사…"바른정당과 통합시 시너지 커" 연대론 분출
국민정책연구원 여론조사…安 "다당제 유지돼야 한다는 게 민심"
지도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추진 시동…박지원 "지금 논의할 때 아냐"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내부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할 때보다 바른정당과 통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의 연대설이 나오는 와중에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어서 두 정당 일각에서 거론돼 온 물밑 연대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현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9.3%, 자유한국당 15.0%,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 등이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을 가정했을 때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3%, 국민의당·바른정당 19.7%, 한국당 15.6%, 정의당 5.3% 등이었다.
통합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개별 정당의 지지율을 합산한 것(13.2%)보다 6.5% 포인트가 더 높아지면 한국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국민의당·민주당 통합시에는 민주당·국민의당 54.6%, 자유한국당 15.9%, 바른정당 7.2%, 정의당 7.7% 등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개별 지지율 합산치(55.7%)보다 다소 낮았다.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민주당·국민의당 통합시 지지율은 74.4%로 현 정당 지지율 합산치(민주당 68%·국민의당 8.6%)인 76.6%보다 낮았다.
하지만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시에는 민주당 58.6%, 국민의당·바른정당 20.9%로, 두 당의 합산치(13.2%)를 상회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안 대표가 바른정당 자강파들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통합 논의를 위한 물밑 작업의 수순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은 만나지 않았지만 다른 자강파 의원들과 물밑에서 계속 만나고 있다"면서 "여러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최근 제기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교섭단체 관련 논의도 검토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국민의당과 민주당 결합의 시너지가 마이너스라는 조사 결과"라면서 "정부·여당이 아무리 언론 플레이를 해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그 통합 동력을 찾기가 어렵다"며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선을 그었다.
최 최고위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극적으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같이 생각해 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여러 이합집산 이야기가 난무해 민심 파악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했다"면서 "이제는 다당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민심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정 정당과의 연대를 고려한 조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 조합을 조사했다"고 답했고, 조사 결과가 만족스러운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게 민심 아니냐. 만족하고 말고에 대한 판단 여지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제2창당위원회가 혁신안으로 내놓은 시도당·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안도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괄사퇴안을 두고 당내에서 찬반 양측이 격하게 부딪히는 가운데 경기도당 위원장이기도 한 박주원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시도당·지역위원장 사퇴 권고와 관련, "선당후사의 정신이니만큼 제2창당위 제안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전원 사퇴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시기적으로나 절차·방법상의 문제가 명확한 만큼 현실성 없다"며 "사퇴를 당 대표에게 위임해 조강특위에서 공정·엄격히 논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혁신을 주도하는 제2창당위의 이날 최고운영위회의에서는 바른정당을 비롯한 연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은 "연대와 협력, 연정과 통합 문제는 국민의당이 피할 필요 없이 정정당당하게 펼치고 검토해야 한다"며 "오늘 이 시점을 출발로 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른정당이 통합파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내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주승용 의원은 '민심과 어긋나는 한국당과의 합당은 이합집산'이라는 언론보도를 인용한 뒤 "바른정당이 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이 다른 당과 연대 또는 통합을 논의한다면 그 대상은 바른정당이 될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제3의 길을 가는 소신을 가진 분들이 중심이 된다면 연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은 이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비교적 우리 당 의원들의 국정감사가 호평받는 이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 가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여론조사 결과를 흘려 내는 것은 설사 좋은 안이라도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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