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스마트도시 개발 첫발…캐나다 토론토시와 협약
"자율주행셔틀 다니고 지하엔 로봇 이동통로…곳곳에 센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캐나다의 토론토를 시작으로 스마트 도시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알파벳의 도시개발 사업 자회사인 사이드워크 랩스(Sidewalk Labs)는 토론토시와 협약을 맺고 호반지구의 12에이커(약 4만8천 ㎡) 면적을 우선 개발하고 이후 800에이커(323만7천 ㎡)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이드워크는 자율주행 셔틀과 행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교통신호등, 모듈형 주택, 지하터널을 오가는 화물수송 로봇 등을 통해 스마트형 도시의 전범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사이드워크는 구상에 맞게 스마트형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캐나다 시와 주, 연방정부가 건축과 교통법, 에너지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서 현행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토시는 대여섯 개의 업체로부터 기획안을 받은 뒤 사이드워크를 이달초 파트너로 선정하고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사업 추진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사업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사한 사업에 소요된 건설비용을 근거로 추산하면 10억 달러가 넘을 가능성이 있다. 사이드워크는 일단 토론토시와 공동으로 구체적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실험을 진행하는 목적으로 5천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알파벳은 이번 사업이 세계의 도시 환경을 변모시킬 미래형 도시를 구축하는데 발판을 삼겠다는 방침이다.
사이드워크를 이끄는 댄 닥터로프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토론토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일부가 완료되면 관련 기술을 다른 도시들에 이전하거나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이번 사업은 근 10년간 숙고를 거친 산물이라고 말했고 트뤼도 총리도 "더욱 청정하고 스마트하며 짙푸른 도시들을 건설하는데 도움을 줄 신기술의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의 걸림돌도 없지 않다. 효율적으로 스마트형 도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탓에 프라이버시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이드워크 측이 제시한 구상에 따르면 개발 지구에는 공원의 벤치와 쓰레기통에서 소음과 대기오염 수준 등 온갖 것을 감시하는 센서가 설치된다.
개인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대신 자율주행 셔틀, 겨울에는 난방이 되는 자전거 통행로를 제시하고 있고 지하에는 유틸리티 터널을 만들어 송전선과 수도관을 배치하고 화물 수송 로봇의 이동통로로 삼겠다는 내용도 구상에 포함돼 있다.
닥터로프 CEO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폭넓는 협의를 거쳐 1년 뒤 구체적 사업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우선 듣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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