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치공작' 추명호 등 국장급 3명 구속영장…19일 심사(종합2보)
무차별 정치공작·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선거 여론조작 등 관여한 혐의
추명호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포함…우병우 수사확대 관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고동욱 기자 = 국가정보원의 과거 무차별적인 국내 '정치공작' 의혹의 중심에 선 국장급 간부 3명에 대해 검찰이 무더기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구 대상은 긴급체포된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을 비롯해 그와 함께 국정원의 각종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이날 오전 이들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신 전 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을 방송에서 하차시키거나 소속 기획사를 세무조사하도록 유도하는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추씨가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익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을 견제하는 공작을 실행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직권남용)도 포함했다.
추씨는 검찰 소환 조사를 받던 17일 새벽 긴급체포됐다.
추씨의 구속 여부는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신승균 전 실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휘하 직원들이 이듬해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이 승리할 대책을 수립·기획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신씨가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고 영장에 적시했다.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은 앞서 민간인 댓글 부대인 '사이버 외곽팀' 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민병주 전 단장의 전임자다.
유씨에게는 인터넷상에 정치 관련 글을 게재하거나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시위·시국광고 등을 유도하고, 그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을 지급한 혐의(국고손실)가 적용됐다.
추씨 외에 나머지 2명은 미체포 피의자여서 시간 여유를 두고 20일 이후로 영장심사 일정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추씨에게 박근혜 정부에서의 범죄 혐의까지 적용됨에 따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밝혀 지난 16일 발표한 추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간의 각종 불법행위 공모 정황으로도 수사가 뻗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개혁위는 추 전 국장이 박근혜 정권 시절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우 전 수석에게 직보한 의혹이 있다면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도록 국정원에 권고했다.
추 전 국장은 당시 이병기·이병호 국정원장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아 그에게만 따로 직접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국내 정보를 종합해 보고서를 생산하는 부서를 관장한 추 전 국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관련 정보를 수집한 국정원 직원들을 좌천시키는 등 최씨 비호 활동을 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국정원이 추가 의뢰한 내용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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