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고 또 치이는' 성 소수자들의 제주 첫 퀴어문화축제(종합)

입력 2017-10-18 16:34
'치이고 또 치이는' 성 소수자들의 제주 첫 퀴어문화축제(종합)

제주시 장소 사용협조 결정 취소…주최 측 "강행"·정의당 "유감"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성 소수자 권리향상을 위한 문화행사인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행사를 열흘 앞두고 난항에 봉착했다.





제주시는 17일 오후 제주시 열린정보센터 회의실에서 제주퀴어문화축제 신산공원 사용 관련 민원조정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존에 내려진 장소 사용협조 결정 방침을 철회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지난 13일 제주시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최근 제주시청 인근에는 일부 시민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와 1인시위를 통해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했다.

시는 "도민들의 반대가 이어지는 등 도민 사회가 정서적으로 퀴어문화축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축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출 행위 등에 대한 주최 측의 제재방안이 미흡하다"며 철회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제주시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축제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다.

조직위는 성명을 통해 "장소 사용협조 결정을 취소한 제주시청을 규탄한다"며 "사용허가 거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가처분신청과 취소소송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시가 지금까지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수없이 진행해 오면서 단 한 번도 조정위를 열지 않았는데도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재심을 시행한 것은 명백한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신산공원은 도민 모두의 장소이고, 제주퀴어문화축제 역시 도민 모두의 축제인 만큼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성 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소수자가 고정관념과 차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제주시청 공원녹지과로부터 신산공원 장소 사용허가를 받아 오는 28일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제주퀴어문화축제는 애초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행사를 개최하려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제주도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시청의 취소 결정은 성 소수자를 비정상의 범주에 넣고 차별한 처사"라며 제주시청 민원조정위원들의 인권의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정의당은 "우리 사회 모든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정당으로서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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