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에 태극기·성조기 물결'…역대 美대통령 국빈방한 어땠나

입력 2017-10-17 11:46
수정 2017-10-17 16:32
'연도에 태극기·성조기 물결'…역대 美대통령 국빈방한 어땠나

92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5년만…총 6차례 국빈 방한

시간 지날수록 국빈 예우도 간소화 경향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달 초 방한이 의전상 최고의 예우가 수반되는 '국빈방문'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 사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아시아 순방 기간 한국과 중국을 국빈방문한다. 방한에 앞선 일본 방문은 공식방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 형식 방한은 1992년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5년 만이다.

그해 1월 5일 서울공항에 부시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정원식 국무총리가 맞이했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다음날 공식 환영행사가 예정돼 있어서 공항 환영행사는 최소화해 7분 만에 끝났고 부시 전 대통령 내외는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숙소인 미 대사관저에 여장을 풀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한 시간 동안 테니스를 즐긴 부시 전 대통령은 이튿날 국회 연설과 정상회담, 공식 만찬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국빈만찬에서는 부채춤, 가야금합주, 타악기합주와 같은 공연이 함께 열리기도 했다.

청와대는 부시 전 대통령이 다음 날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나라인 일본으로 떠날 때도 정원식 국무총리와 이상옥 외무장관, 한봉수 상공장관, 이해원 서울시장이 출국인사를 나오는 등 국빈에 대한 예우를 다 했다.

최초로 한국을 국빈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1960년 9월 방한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었다.

미국 대통령의 사상 첫 국빈 방문답게 당시는 온 나라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김포공항에서 숙소인 미국 대사관저에 이르는 거리에는 환영 인파가 가득했고 한 신문은 1면 상단에 'WELCOME IKE! 어서오십시오 아이크(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애칭)'라고 제목을 달아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후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환영 일색이었다.

1966년 10월 마지막날 김포공항에 내린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트랩에서 내려오자마자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직접 인사를 받았다. 시내로 이동하는 연도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시민들이 가득 찼다고 당시 언론은 전한다.

박 전 대통령은 1974년 11월에 국빈 방한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김포공항에 내렸을 때도 정부 요인과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1979년 6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문할 때만 해도 이런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83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방한 때도 전두환 정부는 성대한 환영행사를 준비했지만 미국 측이 레이건 전 대통령의 피로를 이유로 축소를 요청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25년 만에 이뤄진 것은 92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방한 후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을 제한하는 등 정부가 의전절차 간소화를 추진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6월 예산 절감 등을 목적으로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과 공식방문을 연간 6회로 제한하고 그 외의 초청 정상외교는 모두 실무 공식방문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해 처음으로 방한할 때 우리 정부는 미국에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실무 방문을 제안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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