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증가로 리튬 가격 연초보다 30% 급등
주산지 칠레-아르헨 큰비로 공급도 감소…업계 비상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리튬이온전지 정극(正極) 재료로 사용되는 희소금속 리튬의 가격이 올해 초보다 30%나 급등, 전기자동차(EV) 업체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리튬 거래에서 지표가 되는 중국 내 탄산리튬 스팟가격은 이달 중순 1t당 15만2천 위안(약 2천608만 원) 전후다. 11만 위안 정도였던 연초에 비해 30% 이상 높고 8월 하순보다는 18% 상승했다.
이런 급등은 전기차용 전지에 사용하는 리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세계 리튬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EV 보급에 나서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6월부터는 외국계 자동차 업체와 중국기업과의 친환경차에 관한 조인트벤처 규제가 완화되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EV 생산 및 판매를 하기 쉬워진 것도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후지경제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EV 판매 대수는 29만여대로 전년보다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스럽게 EV 생산에 필요한 리튬이온전지의 소비도 늘게 된다.
공급감소도 가격상승 요인이다. 주산지 남미에서는 리튬을 포함한 소금호수의 물을 태양광에 말려서 생산하는데, 지난 5∼6월 칠레·아르헨티나에서 큰비가 내리며 증발이 늦어져 공급량이 줄었다.
리튬이온전지용 정극재료 업체는 반년부터 1년 단위 계약으로 리튬을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스팟가격을 참고로 조달한다. 그런데 리튬 수요는 앞으로도 늘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내년에는 EV에 사용하는 리튬 가격이 10% 정도 오를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EV의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리튬이온전지에 사용하는 코발트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 스팟가격은 1파운드 당 30달러(약 3만3천900원)로 연초 대비 두 배 정도 올랐다. 50달러까지 갈 것이란 견해도 있다.
리튬과 코발트는 리튬이온전지 제조원가의 10∼20%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지업체들은 "차량용전지 가격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EV 생산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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