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AI 탑재 첫 스마트폰 '메이트 10'…최고 100만원대 출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인공지능(AI) 기능을 내세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출시해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과 CNBC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16일 독일 뮌헨에서 간판급 모델인 메이트 10 시리즈를 선보였다. 메이트 10과 함께 '메이트 10 프로', 특별판인 '포르셰 디자인 메이트 10'이 시리즈를 구성하는 모델들이다.
메이트 10의 유럽 출고 가격은 699유로(약 93만2천 원)이며 메이트 10 프로는 799유로(106만5천 원)로 책정될 예정이다. 애플의 아이폰 8이나 아이폰 8 플러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화웨이는 중국과 여타 시장의 출고 가격은 추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야심작 아이폰 X는 현재 미국에서 999~1천149달러대에서 판매되고 있고 중국 출고 가격은 8천388위안(1천273달러)이다.
메이트 10과 메이트 10 프로는 각각 5.9인치와 6인치의 OLED 디스플레이, 컬러와 흑백 센서가 들어간 라이카 듀얼 카메라 렌즈, 고속 충전과 대용량의 배터리, 구글의 안드로이드 8.0 OS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화웨이는 AI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자동인식 기능을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메이트 10은 분당 2천5개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촬영하는 대상에 따라 카메라의 설정을 최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트 10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전용 반도체 칩 '기린 970'이 포함돼 있다. 이는 AI 기능이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스마트폰 자체에서 이뤄져 처리 속도가 한결 빨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아이폰X과 엇비슷한 기능을 다소 낮은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화웨이 측의 기대다.
화웨이는 메이트 10 시리즈를 통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자리를 더욱 다지고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아이폰X을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인 애플로서는 새로운 강적을 만난 셈이다. 애플은 지난 2년반 동안 중국 토종업체의 거센 도전으로 입지가 계속 위축돼 시장 점유율이 5위로 떨어진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4%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10%로 떨어진 반면에 화웨이는 같은 기간에 14%에서 18%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웨이는 국제시장에서도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지난 6월과 7월에 매출 기준으로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의 피터 리처드슨 리서치 부장은 그러나 국제시장에서는 화웨이가 애플에게 큰 도전을 안기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화웨이가 국제시장에서 부각된 것도 서유럽 특정 시장에서 현지 통신사들과의 오랜 제휴가 결실을 거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화웨이는 통신장비 판매가 안보상의 우려로 막혀있고 스마트폰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이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 부진했지만 상황이 호전되고 화웨이의 판매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화웨이가 3분기에도 세계 2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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