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에 일왕 상징 '금송'"…교문위, 문화재 관리소홀 질타

입력 2017-10-16 18:36
수정 2017-10-16 20:39
"현충사에 일왕 상징 '금송'"…교문위, 문화재 관리소홀 질타

"휘어진 경복궁 기둥도 문제"…증도가자·반구대암각화도 '도마'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6일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문화재청의 문화재 관리소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충남 아산 현충사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이 걸려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숙종의 현판은 어디에 있고 박정희 글씨가 있느냐"며 "이런 것이 바로 적폐"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자리에 일왕(日王)을 상징하는 나무인 '금송'(錦松)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 역시 문화재청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현충사 외에도 칠백의총, 도산서원 경내에 박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일본산) 금송이 자리하고 있다"며 "상징성이 있는 곳 아니냐. 이전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도 "현충사 금송을 당장 뽑아라. 안 뽑으면 내가 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간사인 유은혜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감사원과 국무조정실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상황)을 조사하면서 수사대상에 113명이 올랐는데, 기소로 이어진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며 "책임지는 사람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경복궁 근정전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된 지도 1년 반이 넘었는데, 확연하게 기둥이 휘어있는데도 문화재청은 아무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문화재청이 '문화재 위원들 가운데 외부 공모사업을 수행한 위원이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밝혔다가 의원실 측에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자 "있다"고 답을 바꿨다면서 "이러니 적폐집단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국민을 상실감에 빠뜨린 남대문 화재 이후에도 정부의 문화재 보호 대책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에 의한 첨성대 무단침입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국 문화재 CCTV 설치대상 330여 곳 가운데 65개소에는 설치가 되지 않았다"며 "가정집도 CCTV를 설치해 방범을 한다. 대한민국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문했다.

한국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여러 지역의 향토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문화재를 연결하는 '문화재 지도' 등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정책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울산 반구대암각화나, 최고(最故) 금속활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증도가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울산 반구대암각화에 대해서는 바른정당 강길부 의원이 "연구자들이 탁본을 뜨면서 훼손을 많이 시켰다는 얘기가 있다"며 "암각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증도가자에 대해서는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최근 문화재청이 보물지정 심의에서 증도가자를 부결시켰는데, 연구용역 결과 등을 보면 일단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그런데도 마치 부결로 몰고 가려고 안달이 난 것처럼 일이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유 위원장은 "문화재 위원들의 파벌 간 알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며 "회의록을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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