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사 대웅전은 1747년 축조…서울에서 제일 오래된 법당"
지붕 수리공사서 상량문 발견…"본래 이름은 극락보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성북구 보문사 대웅전이 1747년 축조된 서울 최고(最古)의 법당으로 드러났다.
대한불교보문종은 총본산인 보문사 대웅전의 지붕 수리 과정에서 상량문 3종과 주화 약 100점, 복장다라니 등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상량문(上樑文)은 건물을 짓거나 고칠 때 내력과 공사 과정을 적은 글로, 보문사 대웅전에서는 '건륭(乾隆) 12년'(1747), '도광(道光) 4년'(1824), '동치(同治) 4년'(1865)에 적은 상량문이 나왔다.
불교건축을 전공한 홍병화 박사는 "보문사 대웅전은 1747년 처음 건축됐고, 이후 두 차례 수리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대웅전은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대에 지어졌다는 이야기만 있었을 뿐, 정확한 건축 연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서울에는 오래된 불교건축물이 많지 않다"며 "상량문으로 인해 보문사 대웅전은 봉은사 판전, 흥천사 극락전에 앞서 세워진 건물임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1747년 상량문에 시주자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모두 여성으로, 이들은 궁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1824년 상량문에는 소임자가 모두 비구니로 기록돼 있어 보문사가 이때부터 이미 비구니 사찰이었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또 1865년 상량문에는 영의정을 지낸 김좌근의 이름이 있었고, 왕과 대왕대비, 왕대비의 축원을 담은 별도의 종이도 발견됐다.
아울러 보문종은 상량문을 통해 건물의 본래 명칭이 극락보전(極樂寶殿)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웅전 현판 글씨는 해강(海岡) 김규진(1868∼1933)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보문종 관계자는 "보문사 대웅전 상량문은 넣는 형태도 독특하다"며 "건물의 가치를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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