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거듭 대화 제의…스페인 "독립선언 여부 먼저 밝혀라"(종합2보)

입력 2017-10-16 20:56
카탈루냐, 거듭 대화 제의…스페인 "독립선언 여부 먼저 밝혀라"(종합2보)

카탈루냐수반 "독립추진 두달 간 유보…일단 대화부터 하자"

스페인 "명확한 대답 아니다…19일까지 시간 주겠다"…핑퐁게임 양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를 받은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추진을 두 달간 유보하고 대화를 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스페인 정부는 그러나 즉각 "우리의 요구에 미흡하다"면서 "오는 19일까지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고 두 번째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따라 카탈루의 분리독립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계속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기는 '핑퐁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수반은 1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 두 달간 우리의 목표는 당신(라호이 총리)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자치정부의 우선 목표는 대화에 이르는 길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하고 싶다. 이 대화 제의는 진실하고 정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라호이 총리에게 "더는 상황이 악화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면서 "선의에 근거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직시하다 보면 우리가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페인 EFE통신은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선언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라호이 총리에게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대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측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최후통첩 시한을 오는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까지로 못 박았다.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푸지데몬 수반의 서신에 대한 답장에서 "카탈루냐가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두 번째 시한까지 시민과 법률이 요구하는 명료한 응답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분리독립진영에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으로 돌아오라"고 압박했다.

소라야 데 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라호이 총리의 답장을 설명하고 "카탈루냐 측이 정부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까지 카탈루냐 측에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는 헌법 제155조 발동을 위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됐다.

이 조항은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다만 이 조항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 최후 경고를 해야 한다.

스페인이 대화 제의를 일단 거부하고 다시 공을 카탈루냐에 넘기면서 푸지데몬 수반과 분리독립 추진파는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하지만 스페인 역시 카탈루냐 측에 시한을 연장하면서까지 거듭 '최후통첩'을 보내긴 했어도 거듭된 대화 제의를 계속 뿌리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헌법 155조를 무기로 계속해서 카탈루냐를 압박하다가는 여론 악화와 카탈루냐 측의 반발로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유럽 주요국가들도 양측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직·간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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