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수반 "두달간 독립추진 유보"…거듭 대화 제의(종합)

입력 2017-10-16 18:00
카탈루냐 수반 "두달간 독립추진 유보"…거듭 대화 제의(종합)

스페인 최후통첩 시한전 응답…공은 다시 스페인 정부로

스페인 "독립선언 명확히 하라는 우리의 요구에 미흡"…대응방향 고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를 받은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추진을 두 달간 유보하고 대화 노력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은 1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 두 달간 우리의 목표는 당신(라호이 총리)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자치정부의 우선 목표는 대화에 이르는 길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하고 싶다. 이 대화 제의는 진실하고 정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라호이 총리에게 "더는 상황이 악화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면서 "선의에 근거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직시하다 보면 우리가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페인 EFE통신은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선언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라호이 총리에게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대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까지 카탈루냐 측에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는 헌법 제155조 발동을 위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됐다.

이 조항은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스페인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다만 이 조항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 최후 경고를 해야 한다.

카탈루냐 수반이 대내외에 명확히 독립국가를 선포하지 않고 재차 대화 용의를 강력히 피력한 데 대해 스페인 정부는 일단은 카탈루냐의 응답이 자신들의 요구 수준에 미흡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선언 여부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명확성도 결여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로서는 카탈루냐 측의 거듭된 대화 제의를 계속 뿌리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헌법 155조를 무기로 계속해서 카탈루냐를 압박하다가는 여론 악화와 카탈루냐 측의 반발로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유럽 주요국가들도 양측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직·간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푸지데몬 수반의 응답에 대해 스페인 정부의 대응방향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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