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도끼 들고, 몰카 설치하고'… 국감서 소품·시연 전쟁
북핵위협 고조 속 EMP 충격기 시연도…생존 가방도 등장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국회 국정감사가 2주차에 접어들면서 각 상임위원회의 국감장에도 '볼거리'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질의내용과 관련된 소품 등을 준비하거나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소품을 활용해 생생한 시연까지 선보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우선 행정안전위원회의 16일 국정감사 현장에는 소방도끼가 등장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소방청이 실구매가 보다 비싸게 장비를 구입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기 위해 마련한 소품이다.
이 의원이 직접 소방도끼를 들어 보이며 "시중보다 비싸게 사들였다"고 지적, 전래동화인 '금도끼 이야기'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전자기펄스(EMP) 방호 필터를 들고 질의에 나섰다.
김 의원은 북한의 핵 EMP 공격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안전 관련 부처에서는 국내 방호기술의 개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12일 행안위 국감장에 '생존 가방'을 직접 들고나와 소개하면서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생존 가방의 기능 담보를 위해 '생존 가방 기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명품 브랜드의 '짝퉁' 상품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에르메스, 샤넬의 위조상품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 들고나오기도 했다.
단순히 소품을 보여주는 선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상황을 시연해 시선을 끄는 의원들도 있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지난 13일 '몰카'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행안위 국감장의 위원장석에 탁상시계 모양의 위장 카메라를 설치한 뒤 질의를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카메라 설치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감쪽같았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 12일 현재 주민등록번호가 논리적으로 유추 가능한 체계여서 유출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주민번호를 맞춰보는 시연을 했다.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과방위에서 소형 EMP 충격기로 휴대폰 화면을 꺼뜨리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며 EMP 공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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