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프간 탈레반에 자금지원
연료 세탁 프로그램 통해 월 250만 달러 지원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싸우고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비밀 '세탁'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아프간-우즈베키스탄 국경을 통해 연료를 실은 유조차를 보내면 아프간 내 탈레반 대행업체들이 연료를 팔아 현금을 탈레반 재정책임자에 전달한다고 더타임스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연료 세탁 프로그램을 통해 탈레반은 러시아로부터 매월 250만 달러(약 27억 원) 상당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의 한 재무책임자는 더타임스에 러시아가 18개월 전부터 연료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지원 규모가 유조차 10대 미만이었으나 지금은 수십 대 규모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최근 들어 이슬람국가(IS)와 싸우고 있는 탈레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시리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전투 지역에서 미국 등 서방국들과 벌이고 있는 대리전쟁 전략이 부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나토군의 증원을 결정한 데 맞서 자신들도 국제적인 지지자를 갖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러시아의 이러한 자금지원 사실을 공개했다.
탈레반 재무책임자는 "러시아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나 현 지하드 투쟁 단계에서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러시아가 탈레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규범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 관계자가 더타임스에 직접 러시아로부터 자금 수수 사실을 공개 시인하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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