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장 한달째 공백…낙하산 인사설 '솔솔'

입력 2017-10-16 15:30
한국인터넷진흥원장 한달째 공백…낙하산 인사설 '솔솔'

과기정통부 "인사 검증중"…이르면 이달중 선임절차 마무리할 듯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민간 보안을 이끄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한 달 넘게 수장 공백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낙하산 인사 내정설이 솔솔 피어나는 가운데 17일 열리는 국정감사도 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랜섬웨어 등 날로 커지는 사이버 위협을 고려하면 조속히 차기 원장을 선임해야 하는데 정부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백기승 전 원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KISA는 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원장 대행은 송희준 선임 비상임 이사가 맡고 있다.

차기 원장 선임을 위해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달 5일까지 지원자를 공모한 뒤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같은 달 중순 최종 후보 3명을 추린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가운데 1명을 낙점하면 되지만 한 달이 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애초 KISA 안팎에서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중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추석 전 후보자들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아서 현재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일부 서류 제출이 늦어지고, 연휴가 끼다 보니 실제 검증이 진행된 기간은 보름밖에 안 된다. 검증이 끝나는 대로 면접 결과를 종합해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임 백기승 원장 임명 때에는 공모가 끝나고 임명까지 한 달가량 걸렸다.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미디어특보단 출신 방송계 인사다. 정보보호 관련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임명 시 자질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부의 관측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09년 출범 후 새로운 원장이 임명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을 반복해 왔다.

백기승 전 원장 임명 당시에도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전례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인 백 전 원장은 보안 분야 경력이 전무함에도 2014년 9월 KISA 원장으로 임명돼 그해 국감에서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속에 KISA 원장으로는 최초로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다.

백 전 원장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리더십과 기본 소양이 있다면 KISA를 이끄는 데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보안 역량 강화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하면 수장 공백 기간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원장 공백으로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KISA 국감에는 박정호 부원장이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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