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2019년 한꺼번에 추진

입력 2017-10-16 16:38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2019년 한꺼번에 추진

도지사 "주민 요구 수용" 약속…주민 상복 시위 취소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제주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이 2019년에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으로 전면 수정됐다.



제주도는 제주시 도두동에 있는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1일 22만t으로 증설하는 '제주도 광역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현대화 사업'을 빠르면 2019년 상반기에 한꺼번에 착공한다고 16일 밝혔다.

도는 지난달 29일 제주하수처리장 내 여유부지에 2020년까지 956억원을 투입해 1일 4만t(운용 3만t+예비 1만t) 처리 규모의 설비를 증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2단계로 2025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1일 13만t 처리 규모의 기존 설비를 전면 개량하고, 1일 5만t 처리 규모의 설비를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임기응변식 1단계 사업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시설을 모두 지하화하는 현대화 사업계획을 이행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지난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여를 매고 도청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지난 15일 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시 도두1동 주민들로 구성된 도두하수처리장비상대책위원회를 찾아가 사업계획 수정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도는 오는 11월부터 기존 13만t 설비 개선과 5만t 설비 증설에 대한 용역을 시작해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어 5월까지 환경부로부터 기본계획을 승인받고, 하반기에 전체 22만t 설비 개선 및 증설에 대해 실시설계를 할 계획이다. 빠르면 2019년 상반기에 총 22만t 설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도는 여유부지 4만t 설비 증설을 내년 11월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현대화 사업을 한꺼번에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착공이 6개월 정도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수처리장비상대책위는 이날 오전 상복을 입고 상여를 맨 채 도청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도지사가 김대출 도두1동 마을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계획을 수정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시위를 취소했다.

원 지사는 "해정과 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지 의논하겠다"며 "이 사업은 앞으로 도지사가 직접 진두지휘 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출 마을회장은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에 주민이 60% 이상 참여해야 한다"며 "전문가도 마을에서 추천할 수 있도록 도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 말했다.

도내 하수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제주하수처리장은 1994년 준공돼 24년이 지남에 따라 각종 설비 노후화로 되고, 유입 하수량이 꾸준히 늘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하수처리장의 하루 평균 하수유입량은 2014년 17만2천900t, 2015년 18만5천800t, 2016년 19만5천700t, 올해 20만2천t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5.9%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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