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고위직엔 여성 '유리천장'…女정치국원 선출여부 초미 관심사
여성 중앙위원 2명 낙마·류옌둥·쑨춘란 퇴임후 女간부풀 급감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婦女能頂半邊天)"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설파로 중국은 일찌감치 여성해방에 눈떴지만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지도부가 재편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도 여성 간부가 유리천장을 깨고 정치국원에 오르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8기에서 처음으로 여성 정치국원이 2명으로 늘어나며 여성의 고위직 진출확대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극히 제한적인 여성간부 인재풀 탓에 19차 당대회에서 여성 지도자의 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성해방에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중국이지만 내부적으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역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5명의 정치국원 가운데 여성은 한명으로 제한해오다 시진핑 집권 1기인 18기 중앙정치국은 류옌둥(劉延東·72) 부총리와 쑨춘란(孫春蘭·67) 중앙통전부장 등 여성 정치국원을 2명으로 늘렸다.
이중 류 부총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린뱌오(林彪)의 부인 예췬(葉群),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부인 덩잉차오(鄧穎超), 우이(吳儀) 전 부총리에 이은 중국의 역대 5번째 여성 정치국원이었다.
지금까지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중에 여성은 없었다.
류 부총리나 쑨 부장이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정년 퇴임하게 되면 앞으로 중국에서 여성 지도자 배출 가능성은 더욱 막막해지는 형편이다.
리청(李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BBC에 "중국 공산당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갈 여성간부의 풀이 한정적이어서 19기 정치국에 여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여성 지도자의 확대 측면에서 중국은 세계적 추세에서 낙후돼 있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위원회 역시 여성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18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 205명과 후보중앙위원 171명 가운데 여성은 33명으로 그 비중이 8.8%에 불과하다. 중앙위원 205명중 여성은 10명(4.9%)이고 후보위원 171명중 여성이 23명(13%)인 점을 고려하면 직위가 높아질수록 그 비중은 줄어든다.
여기에 지난 14일 폐막한 18기 7중전회에서 우아이잉(吳愛英) 전 사법부장(법무장관)과 뤼시원(呂錫文) 전 베이징시 부서기에 대한 당적 박탈 처분이 확정됨에 따라 여성 중앙위원 수는 다시 2명 감소했다.
당대회에서 중앙위원 피선 자격이 주어지는 18기 대표 2천270명중 여성이 521명으로 23%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위직일수록 높아지는 여성 유리천장을 실감케 한다.
19차 당대회에 참석할 2천287명의 대표 중에서도 여성은 551명으로 24%의 비중을 차지하고 성(省)·시·자치구 지방 대표의 여성 비중은 3분의 1에 이르지만 기존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특히 시진핑 집권 2기에 중앙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신예들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어서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의 여성 비율이 획기적으로 제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10명의 여성 중앙위원 중 류옌둥, 쑨춘란과 우아이잉, 뤼시원을 제외한 6명의 여성 위원들은 상당수가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정치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거나 정치적 발탁 기회가 많지 않은 직무를 맡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만주족 출신의 리빈(李斌·63)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이 유일한 차기 정치국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리 주임은 현재 국무원의 25명의 부장(장관)급 인사중 유일한 여성이다.
이밖에 14일 폐막한 18기 7중전회에서 후보 중앙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승급된 셴후이(咸輝)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부서기와 수샤오친(舒曉琴·61) 국무원 부비서장 겸 국가신방(信訪)국 국장의 정치국원 발탁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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