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장사 위험표지, 미토콘드리아 DNA에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급성 심장사(sudden cardiac death)는 심장이 예고 없이 박동을 멈추고 호흡과 순환이 정지돼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나 제세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말한다.
급성심장사는 심근경색이 원인인 경우도 간혹 있지만, 심장기능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심장을 박동시키는 전기신호가 갑자기 끊어지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에서만 연간 20만~45만 명이 급성심장사로 사망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복제수(copy number)를 측정하면 이런 급성심장사의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핵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DNA를 지니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유전의학연구소의 댄 아킹 박사는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수가 적은 사람일수록 급성심장사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4일 보도했다.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에 참가하고 있는 1만1천93명을 대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 북제수를 측정하고 20.4년 동안 지켜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아킹 박사는 말했다.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수 최하위 20% 그룹은 최상위 20% 그룹에 비해 급성심장사 발생률이 2.24배 높게 나타났다고 그는 밝혔다.
관찰 기간 동안 361명이 급성심장사를 겪었다.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관상동맥 질환, 심박수, QT 간격(심장의 좌심실이 한번 박동한 뒤 다음 박동을 시작할 때까지 간격) 등을 고려했지만,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수와 급성심장사 사이의 이 같은 연관성은 여전했다고 아킹 박사는 설명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인종, 성별과도 무관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수는 전체적인 건강상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세포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기능뿐이며 외모나 성격 등 인간의 특징을 지정하는 유전정보는 모두 세포핵 DNA에 포함돼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전체 유전자 DNA의 1%도 안 된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DNA가 변이되고 이것이 자녀에게 유전되면 근이영양증 같은 갖가지 심각한 대사질환이 발생한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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