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레일리…' 두고두고 뼈아픈 롯데 왼손 에이스 부상
2차전서 부러진 배트 맞고 교체돼 5차전 등판 못 해…롯데는 탈락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던가.
나성범(28·NC 다이노스)의 부러진 방망이 파편은 브룩스 레일리(29·롯데 자이언츠)의 왼쪽 발목을 향했고, 이 파편은 결국 태풍이 돼 부산 사직구장을 덮쳤다.
파편이 몇 ㎝만 옆으로 날아갔더라면 어땠을까.
롯데의 '왼손 에이스' 레일리는 지난 9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피를 흘리며 강판할 때까지 5⅓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롯데는 NC를 1-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그날 경기로 끝이 아니었다. 상처 부위를 꿰맨 레일리는 준플레이오프를 건너뛰게 됐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승부'인 5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레일리는 내일 못 나온다. 만약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면 다시 상황을 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롯데에 플레이오프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0-9로 패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롯데의 2017시즌은 이렇게 끝났다.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해 더 큰 꿈을 꿨지만, 같은 부산·경남 연고지의 NC 벽에 가로막혔다.
마운드 붕괴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5일 휴식을 취한 레일리는 이날 마운드에 올라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의 해결사로 나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롯데 박세웅(22)이 대신 선발 등판했고, 4이닝 6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박세웅은 앞날이 창창한 '미래 에이스'지만, 첫 가을야구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배트 파편이 레일리의 몸쪽을 향하던 그 순간이 두고두고 아른거리게 됐다.
좌완 레일리는 우완 조쉬 린드블럼(30)과 함께 롯데의 원투펀치를 이룬다.
1차전에 이어 4차전에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을 살려낸 린드블럼처럼, 레일리가 2차전에 이어 5차전에 등판했더라면 롯데의 2017시즌 최종 결과가 혹시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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