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이호준의 당부…"선배 계속 보고 싶으면 이겨주라"(종합)

입력 2017-10-15 19:10
은퇴 앞둔 이호준의 당부…"선배 계속 보고 싶으면 이겨주라"(종합)

준PO 5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429로 활약

"두산과 3년 연속 PS 맞대결…복수 준비했다"

(부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리그 최고령 선수 이호준(41· NC 다이노스)에게 더는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는 없다.

그는 통산 2천53경기, 타율 0.282(6천663타수 1천880안타), 337홈런, 1천265타점을 남긴 채 지난달 30일 은퇴 경기까지 치렀다.

하지만 이호준은 아직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NC의 가을야구가 계속되는 한, 이호준도 야구선수로 남을 수 있다.

NC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0으로 승리, 17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티켓을 받았다.

동시에 이호준의 가을야구는 최소 3경기 연장됐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호준은 "경기 전 후배들에게 '선배 얼굴 오래 보고 싶으면 이겨 주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 난 은퇴식 먼저 하고 보너스 게임 중이다. 그래서인지 편하고 즐겁다. 물론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매 타석 뭉클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결과도 좋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박석민의 부상으로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단순히 라인업 한 자리만 차지한 건 아니다. 이호준은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값진 타점을 올렸다.

NC는 0-0으로 맞선 5회 초 무사 만루에서 모창민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선취점을 냈다.

계속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 등장한 이호준은 롯데 선발 박세웅의 5구째를 공략해 중견수 앞 안타로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박세웅의 변화구에 타이밍을 놓친 이호준이지만, 허리가 빠진 채로 툭 건드려 내야수 키를 살짝 넘긴 장면에서 그의 타격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이호준은 "포크볼을 노리고 있었다. 박세웅이 두 종류로 포크볼을 나눠서 던졌는데, 생각보다 치기 힘든 공이 들어왔다. 타이밍을 빼앗겨 가볍게 콘택트 했다. 이게 노련미 아니겠습니까"라며 껄껄 웃으며 입담을 뽐내는 걸 잊지 않았다.

선발 출전하며 최고령 포스트시즌 출장(41세 8개월 7일) 기록을 세웠던 이호준은 동시에 최고령 안타와 타점까지 더했다.

동시에 이호준은 자신이 보유한 준플레이오프 최다 루타와 타점을 각각 42루타와 14타점으로 늘렸다.

임무를 마친 이호준은 대주자 이종욱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감했다.

그리고 NC 타선은 이호준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도 안타와 볼넷을 집중해 5회에만 7득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호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주로 대타로 활약하며 5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429(7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이제 이호준은 무대를 플레이오프로 옮겨 다시 한 번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이호준은 "두산에 많이 패했다. 올해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난다. 복수를 준비했다. 경기 끝나기 직전 주장 손시헌이 '롯데랑 할 때 편하게 하자고 주문했다. 두산이랑 할 때는 더 편하게 하자고 주문하겠다'고 말하더라. 그 말대로 어린 친구들이 경기 나가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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