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문호 "보탬 못 돼 아쉽고 죄송…응원이라도 열심히"
준PO 3차전서 옆구리 부상…"팀, 한국시리즈까지 갔으면"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형들이 우스갯소리로 '네가 빠져서 이긴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김문호(30)는 이렇게 말하면서 민망한 듯 손으로 목덜미를 잡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사직구장.
가볍게 타격 연습을 하고 캐치볼을 하는 다른 롯데 선수들과 달리 김문호는 그라운드 위에서 열린 미팅에 참여한 뒤 동료들과 잠깐 담소만 나누고는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김문호는 1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좌익수 수비 도중 강하게 홈 송구를 하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다쳤다.
그는 "쌀쌀한 날씨 속에 근육이 경직된 상태로 던졌더니 옆구리 복사근이 미세하게 찢어졌다"고 설명했다.
회복 예상 기간은 3주다. 예상보다 회복이 빠르더라도 곧바로 실전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 김문호의 올해 야구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김문호가 빠져서 이겼다'는 농담은 그가 1∼3차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나왔다.
김문호는 3경기에서 안타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타율은 0.091(11타수 1안타).
롯데는 1승 2패의 열세 속 김문호가 빠진 채 나선 4차전에서 승리해 기사회생했다.
그는 "보탬이 되지 못하고 끝나서 많이 아쉽다"며 "팀과 팬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김문호가 주전 좌익수로서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지 않았더라면 롯데의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문호는 거듭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가면 좋겠다. 뒷짐 지고 볼 수 없으니 열심히 응원해서 조금이라도 기를 보태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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