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도 합니다"…'서브 달인' 이시우의 진화

입력 2017-10-14 17:12
"공격도 합니다"…'서브 달인' 이시우의 진화

개막전에서 공격 6득점…"이번 시즌 100득점 목표"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세트 21-21로 맞선 절체절명의 상황, 현대캐피탈 세터 노재욱(25)의 손을 떠난 공이 이시우(23)를 향했다.

대한항공의 허를 찔렀지만, 위험성도 내포한 공격이었다.

현대캐피탈의 '도박'은 성공이었다.

1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2세트 후반 이시우의 공격 득점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개막전, 대한항공과 홈경기를 세트 스코어 3-1(21-25 25-23 25-21 33-31) 승리로 장식했다.

이시우는 이날 7득점을 올렸다. '장기'인 서브 득점은 1개였다. 공격으로 6득점 했다.

2016-2017시즌 프로 무대를 밟은 이시우는 강력한 서브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운 외모로 '배구 아이돌'이란 별명을 얻었고, 서브 능력 하나로 국가대표까지 뽑혔다.

그런 그가 2017-2018시즌 '공격도 하는 레프트'로 진화했다.

지난 시즌 이시우의 총 득점은 27개였다. 공격 13개, 서브 13개, 블로킹 1개로 27점을 올렸다. '원포인트 서버'에게서 볼 수 있는 득점 분포다.

하지만 새 시즌 첫 경기에서 이시우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득점을 했고 공격으로만 6점을 뽑았다.

레프트로는 단신인 185㎝의 이시우가 빠른 발로 새로운 활로를 뚫었다.

경기 뒤 만난 이시우는 "지난 시즌 원포인트 서버로만 뛰다 오늘 꽤 길게 레프트로 뛰었다. 2세트에는 얼떨떨한 느낌으로 서 있다가 노재욱 선배가 '책임감을 느끼고 공격에도 임하라'고 하셔서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렸다"며 "2세트 21-21에서는 '실패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공격했다"고 웃었다.

철저한 준비가 낳은 결과다. 이시우는 비시즌에 성실하게 공격과 리시브 훈련을 했다.

이시우는 "내게 7득점은 의미 있는 숫자다.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코트에 설 기회가 늘어나면 그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오늘 1세트에서 팀 분위기가 다소 처져 있었다. 이시우가 분위기를 바꿔주길 바랐는데, 분위기를 바꿔놨다"고 흐뭇해하며 "전략적으로 '레프트 이시우'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시우의 낮은 높이를 참작해, 이시우가 전위에 들어갔을 때 수비진용을 다르게 짜는 작전도 준비했다.

이시우는 "다른 레프트 선배들이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는 건 확실하다. 나는 서브로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며 "이번 시즌 공격 득점 목표를 100점으로 정하겠다"고 했다.

V리그에서 가장 다양한 공격을 펼치는 현대캐피탈이 또 새로운 무기를 발견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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