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트한자 "새로운 알리탈리아 창출 기회 있다면 인수에 관심"(종합)
伊정부, 브리지론 3억 유로 추가 투입·입찰 마감 시한도 연장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최고경영자(CEO)가 청산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CEO는 12일 독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새로운 알리탈리아를 창출할 기회가 생긴다면 인수에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상황의 알리탈리아는 (인수)논의 대상이 아니지만, 만약 지금과 전혀 다른 새로운 알리탈리아를 만들 수 있다면 유럽 1위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협상에 틀림없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슈포어 CEO의 발언은 지난 5월 이래 이탈리아 정부의 법정 관리를 받고 있는 알리탈리아에 대한 매각 입찰 마감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당초 알리탈리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됐던 라이언에어가 조종사 부족으로 인한 항공편 무더기 취소 여파로 알리탈리아 인수 의향을 철회한 터라 슈포어 CEO의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은 지난 5월에도 루프트한자가 청산 위기에 몰린 알리탈리아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루프트한자는 당시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었다.
70여년 역사의 알리탈리아는 지난 5월, 누적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2008년에 이은 두 번째 법정 관리에 들어가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002년부터 누적돼 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알리탈리아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에 지분 49%를 매각하며 기사회생을 노렸으나 국제선은 라이언에어 등 저가항공사에 밀리고, 국내선은 고속철도 등 경쟁 수단에 치이며 또 다시 존폐 기로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13일 알리탈리아 항공편이 정상 운행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향후 6개월 간 브리지론(급전이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도입되는 단기차입금) 3억 유로(약 4천억원)를 추가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당초 지난 5월 향후 6개월에 걸쳐 알리탈리아에 브리지론 6억 유로(약 8천억원)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정부는 또 이날 알리탈리아의 매각을 위한 입찰 마감 시한도 내년 4월30일로 미룬다고 전격 발표했다.
정부는 알리탈리아의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자 애초 지난 2일로 설정했던 시한을 오는 16일로 보름 간 연기한 데 이어 한 차례 더 시한 연장을 결정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