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 일문일답 "FA 선물 받으면 당연히 좋다"

입력 2017-10-13 16:20
류중일 LG 감독 일문일답 "FA 선물 받으면 당연히 좋다"

"강상수 투수코치 교체 없어"…"김성래 타격코치? 비밀"

"성적에 대한 부담 있지만, 리빌딩도 끊김 없이 추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010년대 삼성 라이온즈의 최전성기를 이끈 류중일(54) 전 삼성 감독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류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 제12대 취임식을 통해 "LG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신문범 대표이사와 양상문 신임 단장, 진혁 경영지원실장을 비롯한 프런트가 참석했다.

선수단 대표로는 주장 류제국을 비롯해 박용택, 차우찬이 취임식 현장을 찾았다.

신 대표이사가 류 감독에게 구단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이어 양 신임 단장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사령탑 바통을 이어받은 류 감독이 '꽃길'을 걷길 기원했다.

류 감독은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한양대를 거쳐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뒤 선수와 지도자로 푸른 유니폼만을 입었다.

2011년 삼성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및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31년간 몸담았던 삼성을 떠나 이제 LG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하는 류 감독은 "최고 인기팀인 LG 유니폼을 입는 건 야구인들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년간 LG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추진한 리빌딩을 한마음으로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류 감독은 그러면서도 단기적으로 전력을 크게 올릴 수 있는 외부 영입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놨다.

그는 "자유계약선수(FA)라는 선물을 준다면 당연히 좋다"며 "다만, 마음대로 할 순 없는 부분이다. 단장님과 의논해 잘 풀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은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했다.

류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리빌딩하면서 성적도 낼 것"이라며 "LG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린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류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을 말해달라.

▲LG는 팬들도 많고, 인기도 가장 많은 팀이다. 이런 팀에 오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이 팀에 오게 해주신 구단주, 사장님 이하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이라 긴장한 것 같은데.

▲1년 만에 현장에 돌아왔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한 감독인 만큼 자신 있게 취임사를 하고 싶었다. 그 바람에 긴장한 것 같은데, 늘 긴장하고 산다.

--삼성 감독을 맡았을 때 지켜본 LG는 어떤 팀이었나. 시즌 목표는 어떻게 세웠나.

▲밖에서 봤을 때의 LG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내일부터 팀에 합류한다. 밖에서 봤을 때 선수단 분위기와 안에서 봤을 때 분위기를 체크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 목표를 당장 정하기보다는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목표를 세우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겠다.

--LG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은.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다. 만약 거절했다면 유니폼 입을 수 있는 동안 LG에 오지 못할 것 같아서 과감하게 결정했다.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코치 명단을 봤는데, 훌륭한 코치가 많다. 외부 코치 영입은 양상문 단장님과 잘 의논하겠다. 훌륭한 코치진을 만들겠다.

--올겨울 FA 영입 시장에서 구단이 FA 선물해줬으면 좋겠나.

▲당연하다. (웃음) 하지만 FA 영입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장님, 단장님과 잘 의논해 잘 풀어야 할 것 같다.

--LG 리빌딩의 방향은.

▲밖에서 본 LG와 안에서 본 LG는 다를 수 있고, 아직 파악이 안 됐다. 잘 아는 양상문 단장님, 유지현 수석코치, 송구홍 2군 감독과 어느 방향으로 가면 좋을지 구상하겠다.

--취임 후 휴대전화를 바꿨나.

▲바꿨다. (구단에서) 휴대전화를 선물 받았다.

--프로선수 시절부터 항상 파란색 유니폼만 입었다. 다른 유니폼을 입은 것에 대한 특별한 감회가 있다면.

▲정확하게 31년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쯤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 명문 구단 LG 유니폼을 입는 것은 모든 야구인의 꿈이다. 너무 감사하고,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밖에서 볼 때 LG의 장점은.

▲올 시즌의 경우 투수 전력이 좋았다. 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못 간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은 것으로 안다. 통계를 보면 뛰는 야구와 수비 쪽이 조금 약한 것 같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구장으로 오게 됐는데.

▲선수 파악이 안 된 상태다. 훈련과정을 통해 어떻게 전력을 구성할지 결정할 것이다. 투수들이 좋으니까 뛰는 야구, 수비, 공격이 뒷받침되면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말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인데?

▲인연이 많은 구장이다. 항상 잠실구장에 오면 마음이 푸근하다.

--취임사에서 '작은' 돌풍이라는 표현을 썼던 이유는.

▲취임사가 너무 거창하면 조금 그럴 것 같았다. '큰 돌풍'이라고 할까, '작은 돌풍'이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작은'이라는 표현을 썼다.

--새로운 도전인데, 부담은 없나.

▲모든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한다. 1위를 해야 하고, 1위를 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부상관리도 중요하다. 삼성 시절 부상이 없었던 게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LG 감독이 됐으니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다.

--투수코치, 타격코치에 변화가 예상되는데.

▲현재로는 투수코치는 그대로 갈 것 같다. 평균자책점 1위 한 팀의 투수코치(강상수 코치)를 바꾸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서용빈 타격코치가 자진사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급한 건 타격코치다.

--김성래 한화 코치와 인연이 깊은데, 영입할 의향은 없는지?

▲그건 비밀로 하겠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했다. 성적과 리빌딩을 모두 이뤄야 하는데,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계획인지.

▲목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리빌딩하면서 성적도 낼 것이다.

--선수단에 주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내일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 가지만 얘기하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자신감,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자만심이다. 비슷한 단어인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다른 단어다. 선수들에게 이 부분은 꼭 강조하고 싶다.

--차우찬과 다시 만나게 됐다. 삼성 시절에는 중간계투로 나오기도 했는데, 향후 활용도는.

▲LG에서 선발투수로 뛰었으니 선발투수로 생각하고 있다. 중간계투로 가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로썬 선발투수로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장 복귀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아했다. 아내가 작년에 1년만 쉬라고 했다.

--LG 팬들에게 한마디를 해달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LG가 그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야구인으로서 마음이 좀 그렇다. 잘 정비해서 LG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겠다. 많은 성원과 응원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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