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경절에 바르셀로나서 '분리독립 반대' 대규모 집회
경찰추산 6만5천명 모여…일부 극우민족주의자들 카탈루냐기 불태우기도
잔류파와 독립파 시위대 일부 충돌해 경찰관 1명 부상…마드리드선 대규모 군사행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과 카탈루냐 지방이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스페인 국경절인 12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 잔류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가 진행됐다.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카탈루냐 제1 도시인 바르셀로나의 도심 광장에는 경찰추산 6만5천 명의 시민이 모여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스페인 국기와 카탈루냐기인 '에스텔라다'를 함께 흔들며 "스페인이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은퇴 공무원 후안 호세 가르데(65)씨는 AP통신에 "지난 몇 년간 분리독립파의 위협이 계속됐는데 이제는 사회분열을 봉합하려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 잔류에 찬성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스페인 잔류파와 독립파 시위대 간에 일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립 찬성파와 반대파는 도심의 카페에서 들고나온 의자와 물병 등을 상대 진영에 집어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다쳤다.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에서는 극우민족주의 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모여 카탈루냐기인 '에스텔라다'를 불태우기도 했다.
스페인 최대 국경일인 이날 수도 마드리드 중심가에서는 국왕과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스페인은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스페인 왕실의 후원으로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날을 기념해 10월 12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매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국왕 펠리페 6세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 정부와 여야 관계자들과 각급 자치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와 바스크 지방 관계자들은 중앙정부의 초청을 올해도 거부했다.
이날 카탈루냐 지방의 일부 자치단체들은 스페인 정부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휴일임에도 전원이 출근해 정상 근무를 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독립절차를 중단하고 대화를 제의한 카탈루냐 측에 오는 16일까지 독립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는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로부터 자치권을 일부 또는 전부를 몰수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이에 대해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자치정부 수반은 트위터에서 "대화를 제의했지만, 대답은 헌법 155조였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고 밝혔다.
오리올 훈케라스 부수반도 트위터를 통해 "대결과 협박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카탈루냐는 진실한 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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