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 다룬 '길 위의 날들'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입력 2017-10-12 19:46
탈북자 문제 다룬 '길 위의 날들'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연합뉴스 제작…북-중 국경 강제노역 비밀벌목소 영상 첫 공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탈북자를 소재로 한 가상현실(VR)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관심을 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연합뉴스가 제작한 탈북자 소재 VR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길 위의 날들'(The Days of the road·25분)이 초청돼 영화의전당 가상현실 전문상영관에서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영화제 측은 올해 최초로 VR 영화 전문상영관을 'VR CINEMA in BIFF'라는 이름으로 영화의전당에 마련해 운영한다.

연합뉴스는 VR전문 제작사 감성시대이엔엠(대표 이성구), 애니메이션 스타트업 워킹사이클스튜디오(대표 탁영환)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선정 프로젝트명 : VR 애니멘터리 '탈북루트')으로 '길 위의 날들'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고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사유의 과정을 실사와 애니메이션으로 결합한 독특한 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은 중국과 라오스, 미국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이동 경로를 1만km가 넘는 여정을 통해 VR 카메라에 담고 직접 동행했다.

이번 다큐에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 중국인이 운영하며 탈북자들에게 브로커를 연결해 주겠다며 강제노역을 시키는 비밀벌목소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북한을 갓 탈출한 탈북자를 일꾼으로 쓰고 중국 공안에 신고하지 않겠다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벌목소의 실태를 단독 공개한다.

제작총괄을 맡은 황대일 연합뉴스 콘텐츠총괄본부 본부장은 "7개월에 걸친 긴 제작 기간보다도 저널리스트로서 정확한 팩트 체크와 탈북자 인권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탈북자를 구조하며 영상제작을 진행한 인권단체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잠입 취재한 불법 벌목소 영상은 세계적 특종이라 할 만하다.

김 목사는 "탈북자 구조를 17년째 진행하며 다양한 특종 화면을 담았지만 중국인이 탈북자를 상대로 이러한 일을 벌이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바쉬르와 왈츠를'(감독 아리 폴만)의 제작 양식을 따랐다.

실제 사건과 애니메이션을 덧붙여 그리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 제작 기법으로 사실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적 표현 기법인 수묵화 애니메이션을 표방해 제작에 임했다.

박진형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기존 영화의 문법과 VR이라는 특징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다큐멘터리"라며 "가족애와 탈북이라는 극한 상황이 애니메이션과 함께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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