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前수도'서 민간인 대피행렬…美軍 "IS와 철수협상에 반대"(종합)
국제동맹군 대변인 "9∼11일 700명 이상 피란"…12일도 수백명 빠져나와
親사우디 반군 등 3개 조직, 다마스쿠스 일대서 휴전 합의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도 구실을 한 시리아 락까에서 최후 결전을 앞두고 민간인 철수가 진행 중이다.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대변인인 라이언 딜런 미군 대령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9일부터 사흘간 700명 이상이 락까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딜런 대령은 "주민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노력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락까시민위원회가 광범위하게 애를 쓴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동맹군은 쿠르드계와 아랍계 관리로 구성된 락까시민위원회 주도로 락까에 남은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미군을 등에 업은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는 락까의 90% 이상을 장악했다.
IS는 조직원 300∼400명이 4㎢ 구역에서 주민 약 4천명을 '방패'삼아 저항하고 있다. 도시 중심부의 경기장, 감옥, 병원을 본부와 무기고로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미군 추산보다 훨씨 더 많은 8천명이 락까에 발이 묶인 것으로 짐작했다.
락까시민위원회가 주민 피란을 협의하는 상대가 도시 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국제동맹군은 IS 조직원의 철수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민간인을 피란시키는 협상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딜런 대변인은 11일 "국제동맹군은 절대 IS 철수 협상에 관여하거나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운명에 관한 논의는 (협상이 아니라) '무조건 항복'"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동맹군은 최근 주민 피란을 고려해 공습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2일 도시를 빠져나온 피란민들은 공습이 오히려 강화됐다고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이날도 IS의 감시를 피해 추가로 수백명이 락까에서 탈출했다.
락까는 2014년부터 IS의 상징적 수도 역할을 했으나 올해 6월 국제동맹군과 SDF의 진격을 전후로 핵심 자원이 빠져나갔다.
락까의 IS 군사·행정 수뇌부는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에서 가까운 시리아 알부카말과 이라크 알카임 등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이시 알이슬람', '자이시 알아바빌', '아크나프 바이트 알마끄디스' 등 3개 시리아 반군 조직은 러시아와 이집트 중재로 카이로에서 만나 다마스쿠스 일대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군은 이번 휴전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3개 반군 조직은 다마스쿠스 남부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3개 조직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무력충돌이 중단되고 구호가 재개된다.
자이시 알이슬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주요 반군 조직으로, 러시아가 주도하는 '아스타나 회담'에서 반군 대표단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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