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티 왜 뽑았어요?"…'돌직구'에 최태웅 감독 '진땀'
적으로 만난 유광우-박철우…"네가 없으니 쓸쓸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트라이아웃 때 최태웅 감독이 바로티에 관해 물어봐서 뽑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왜 뽑았어요?"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
"한국전력에서 왜 그 정도밖에 못 쓰나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쉽게 됐네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의 '돌직구' 질문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1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장면이다.
취재진과 질의 응답 시간이 끝나고 사령탑들끼리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자 김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최 감독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 감독은 "트라이아웃 때 최 감독이 바로티를 물어봐서 뽑지 말라고 했는데, 왜 뽑았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바로티는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다.
바로티를 탐낸 최 감독은 트라이아웃에서 바로티를 지명하기 전에 기량과 인성 등에 대해 김 감독에게 문의했고, 김 감독은 뽑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결국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바로티였다.
하지만 바로티도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이달 초 가진 연습경기 중 심하게 발목을 다쳤고, 결국 현대캐피탈은 최근 안드레아스 프라코스를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김 감독의 한마디에 최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 감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 방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얼굴이 달아오른 최 감독은 "한국전력에서 바로티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우리가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로 날 선 질문으로 진땀을 흘리게 할 때도 있었지만,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친구인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에게 "나는 최근 인터뷰를 하면서 올 시즌 다크호스를 묻기에 우리카드를 꼽았다. 그런데 너는 왜 아무 말도 안 해주니? 이제 우리 팀은 그 정도가 안되는 거니?"라며 하소연하듯 말했다.
그러자 김상우 감독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안 한 것은 아니었다"며 "아직 보여준 것이 많이 없는데도 우리 팀을 다크호스로 꼽아줘서 고마웠다. 역시 친구밖에 없다"고 화답했다.
김상우 감독 옆에 앉아있던 유광우 세터는 지난 시즌까지 함께 뛰었던 삼성화재의 박철우에게 질문을 건넸다.
"어때?"라는 짧은 한마디였지만 모든 것을 함축한 말이기도 했다.
박철우는 "(네가 없어서) 쓸쓸해"라고 답하면서 "한 팀에서 같이 있던 동안 우승도 많이 이뤄내면서 동고동락했던 친구인데, 지금은 팀을 떠나서 쓸쓸하고 마음이 많이 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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