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독기·명가재건…남자 프로배구 7색 출사표

입력 2017-10-12 15:53
2연패·독기·명가재건…남자 프로배구 7색 출사표

최태웅 감독 "바로티 다치기 전으로 시간 되돌릴 수 있다면"

독기 품은 박기원 감독 "챔프전 패배의 순간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7개 구단 감독들이 도드람 2017-2018 V-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을 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7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1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저마다 우승을 자신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반드시 2연패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아르파드 바로티를 영입했다.

하지만 바로티는 시즌을 눈앞에 두고 연습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이에 현대캐피탈은 급히 외국인 선수를 안드레아스 프라코스로 교체해야 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바로티가 부상을 했던 그때로 돌아가 밟았던 공을 그 순간에 치워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아쉬움을 드러낸 최 감독은 그러나 미련을 두지 않았다.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새롭게 합류해서 조급한 마음도 들지만, 지난 시즌처럼 국내 선수들이 서로 신뢰하고 똘똘 뭉친다면 좋은 성적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 무릎을 꿇은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비수를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프전 끝나고 이후 20∼30분을 이때까지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트장에서 죽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정한 목표는 꼭 이루겠다"고 우승을 향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지난 9월 펼쳐진 '2017 천안 넵스컵'에서 우승하며 컵 대회 2연속 우승을 달성한 한국전력의 초보 사령탑인 김철수 감독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외쳤다.

한국전력은 강력한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와 전광인-서재덕 콤비의 '삼각편대'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내가 보조만 잘하면 우승할 거라고 믿는다"며 "비시즌에 지리산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다졌다. 우리 팀의 근성을 지켜봐 달라"고 장담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화재는 올 시즌 명예 회복을 노린다. 팀의 레전드 선수인 신진식 신임 감독에는 명가 재건을 향한 중책이 주어졌다.

신 감독은 "올 시즌에는 기대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훈련도 열심히 시켰고, 선수들도 잘 따라와 줬다. 삼성화재다운 배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센터 박상하의 보상선수로 삼성화재에서 유광우를 데려왔다. 세터가 불안하던 우리카드는 유광우 영입으로 단점을 지우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돌풍의 팀이었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정작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올 시즌에는 돌풍이 아니라 창단 최초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세 시즌 연속 6위에 머물렀던 KB손해보험은 도약을 위해 냉정히 메스를 댔다. 감독을 교체했고, 전력 교체의 폭도 컸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경기도 의정부시로 연고지까지 옮기며 변화에 주저하지 않았다.

권순찬 신임 감독은 "연고지 이전과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내심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오히려 걱정할 필요 없이 다들 훈련에 열심히 동참해줬다"며 "새로운 모습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절치부심했다. 두 시즌 연속 왕좌에 올랐던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속에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세진 감독은 "절치부심했다. 비시즌 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나름의 방법을 동원했다. 기대에 충족할만한 모습을 못 보인다 해도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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