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스틴 성추문 파문 확산…트럼프 오른팔 배넌에도 불똥
힐러리 클린턴 "와인스틴 후원금,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연루된 성추문 스캔들의 파문이 정치계로 확산하고 있다.
와인스틴과 막역한 사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뒤늦게 공동 성명을 내고 와인스틴 비난 행렬에 동참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와인스틴이 지난해 자신의 대선 캠프에 낸 후원금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12일 CNN에 따르면 최근 출간한 책 홍보를 위해 인터뷰에 응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와인스틴의 후원금을 돌려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다른 사람들이나 내 전 동료들은 (와인스틴의 후원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하더라. 나도 그렇게 하겠다"면서 "나는 매년 소득의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했으며 이것도 기부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나는 전혀 몰랐다. 누가 알았는지도 모르겠다"며 자신은 와인스틴의 성추행 행각을 전혀 몰랐다고 항변했다.
와인스틴이 대선 때마다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했으며 특히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 전 장관을 위한 기금 마련 행사를 주재하고, 할리우드 연예계와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
불똥은 트럼프 행정부로도 튀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다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와인스틴과 인연이 있다는 점에서다.
극우매체 브레이브바트 공동 창립자인 배넌은 와인스틴의 후원금을 받은 민주당을 연일 공격하고 있으나 실상 그도 10여년 전 와인스틴의 덕을 본 적 있다.
배넌은 브레이브바트를 설립하기 전 DVD와 홈비디오를 배급하는 '지니어스 프로덕츠' 운영한 적이 있는데 2005년 와인스틴이 세운 와인스틴 컴퍼니가 지분의 70%를 갖고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면서 와인스틴과 인연이 닿은 배넌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회의에서 "와인스틴 컴퍼니와 사업을 하게 돼 극도로 영광이다", "하비 형제는 할리우드 역사에서 가장 성과가 큰 스튜디오 대표들"이라고 추켜세운 기록도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와인스틴의 후원금을 받은 민주당을 연일 비판하는 브레이브바트의 보도가 위선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계에선 와인스틴에 대한 추가 폭로가 계속 쏟아져 나왔다.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영국 가디언지에 와인스틴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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