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실크로드' 탐험대 출발…한달간 1만2천㎞ 항해
포항서 출발·대만·말레이시아·태국·캄보디아 거쳐 베트남까지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당나라에 있던 신라 승려 혜초는 광저우(廣州)에서 바닷길로 인도까지 가서 4년간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가 펴낸 여행기 왕오천축국전은 각국 역사와 문화, 풍속, 종교, 정치 등을 고스란히 담았다.
역사학계는 신라 향가와 설화 주인공인 처용이 무역로를 따라 표류해온 아랍상인이라고 추정한다.
이렇게 한반도 주민은 고대국가 때부터 아시아 여러 나라 주민과 교류했다. 육로뿐 아니라 해로도 교류에 이용했다.
경북도가 경주를 실크로드 출발지이자 종착지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왕오천축국전이나 처용가 같은 다양한 문물 교류 자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도는 2013년 중국에 실크로드 탐험대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육로와 해로로 탐험대를 파견했다.
신라문화와 실크로드 간 관계를 재조명하고 한반도 중심 '실크로드학'을 정립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에 맞춰 다시 바닷길로 탐험대를 보낸다.
12일 포항 영일만항에서 한국해양대 실습선 한바다호를 타고 출발한 '2017 실크로드 청년문화교류대장정' 탐험대가 그들이다.
대학생 12명, 한국해양대 실습생 150명, 기자·작가·지원인력 9명 등 모두 182명이 참가했다.
탐험대원 중에는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이 선발한 중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베트남, 이탈리아 등 8개국 대학생 11명도 있다.
김태영 한국외대 체육학과 교수가 탐험대장을 맡고 실크로드 전문 교수 등도 대장정에 참여해 배에서 강의한다.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 도착해서는 11월 11일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참가한다. 약 한 달간 1만2천㎞를 항해하는 여정이다.
탐험대원은 세계와 활발히 교류한 선조 진취성을 이어받아 각국 해양 관련 유적을 견학하고 문화교류 학술회의를 여는 등 기록·연구 활동을 한다.
동남아 한류 열기를 고려해 국악공연을 하거나 K-pop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흥을 북돋울 계획도 세웠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탐험대가 해양시대 새로운 길을 열고 문화엑스포 문화사절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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