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별점도 반납한 스타 셰프의 선택…"대대적 변신 준비"

입력 2017-10-12 10:55
미슐랭 별점도 반납한 스타 셰프의 선택…"대대적 변신 준비"

대만 출신 싱가포르 셰프 앙드레 창, 식당문 닫고 별점 반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에서 최고의 프랑스 식당을 운영하는 대만 출신의 스타 셰프가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의 별점을 거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내 최고 셰프로 평가받는 앙드레 창(41·중국명 江振誠)은 7년간 운영해온 프랑스 음식점 '레스토랑 앙드레'를 내년 2월14일 폐점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에 이 음식점에 부여된 별점을 반납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조만간 발표될 대만판 미슐랭가이드에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로'(Raw)를 포함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싱가포르 부낏 파소에서 7년째 영업 중인 '레스토랑 앙드레'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멀리 찾아가 먹어볼 만한 곳'이라는 의미의 별 2개를 받았다.

또 2011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는' 세계 10대 식당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데일리 텔레그래프로부터 싱가포르 최고 레스토랑 중 하나로 지목됐다.

과거 프랑스에서 별점 3개를 받은 '르 자댕 데 썽'의 수석 셰프로 일한 적이 있는 창은 이처럼 '잘 나가는' 식당을 접고 미슐랭 가이드 별점을 거부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미슐랭 가이드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인 찬 혹 센은 "별점 반납은 레스토랑 폐점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의 요구를 세심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그가 음식점 문을 닫으면 다음에 발행될 미슐랭가이드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 셰프의 사업 파트너이자 호텔·식음료 업체 언리스티드 컬렉션 창립자인 로 릭 펑은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건 잔인한 일이며, 셰프는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게임의 정점에서 떠나는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힐튼 싱가포르에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그나셔스 찬 오너 셰프는 "무소식이 희소식인줄 알았는데 충격적인 발표다"라며 "그렇게 유능한 셰프를 잃는 것은 싱가포르의 손실"이라고 말했다.

미슐랭 별점을 거부한건 그가 처음이 아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평가인 별 3개를 받은 프랑스의 유명 셰프 세바스티앙 브라(46)도 최근 평가 대상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브라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리사인 자신의 삶에 매우 만족하지만, 미슐랭 평가에서 별 3개를 받은 뒤 말 못할 압박에 시달려 왔다면서, 평가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일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 2008년 미슐랭 평가에서 별 3개를 얻은 유명 요리사 올리비에 롤랑제는 조용히 살고 싶다면서 자신의 고급 레스토랑의 문을 닫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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