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총선 초반 판세 '독주'…"野분열로 단독과반 확보 유력"

입력 2017-10-12 09:48
수정 2017-10-12 20:52
日자민, 총선 초반 판세 '독주'…"野분열로 단독과반 확보 유력"

日언론들 판세 분석…여권, 개헌 발의선 육박 예상

고이케 신당 인기 '시들'…北風몰이에 사학스캔들 묻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중의원 총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이 초반 선거 판세에서 예상과 달리 희망의 당(희망당), 입헌민주당 등 경쟁자들을 단연 앞서고 있다는 일본 언론들의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12일 요미우리신문는 10-11일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 자민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모두 우세를 보여 전체의 절반(233석)을 훨씬 웃도는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아오모리(靑森), 도야마(富山), 시마네(島根), 야마구치(山口) 등의 의석을 독점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비례선거에서도 60석 전후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는 국회 해산전 284석으로 '절대안전다수 의석'(261석·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을 보유했던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절대안전다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비슷한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자민당이 260석에 대해 '우세'를 보이고 있고 최대 308석까지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을 합하면 여권은 294석에 대해 우세를 점하고 있고 최대 344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돌풍을 일으켰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 '희망의 당'은 69석 우세, 110석 가능성으로 부진에 빠져 있다. 오히려 진보계 유권자들을 흡수한 입헌민주당이 45석 우세, 60석 가능성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사히신문 역시 초반 선거 판세에 대해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크게 웃도는 의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의 당은 고이케 지사의 텃밭인 도쿄에서도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헌민주당은 해산 전 의석수인 15석보다 두배 이상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아사히는 전망했다.

이처럼 초반 판세에서 자민당이 독주를 하는 것은 제1야당 민진당이 쪼개지면서 야권이 '희망의 당과 민진당 합류파',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 진보계로 분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해산 때만 해도 거셌던 고이케 돌풍이 사그러드는 기미를 보이는 것도 자민당에 유리하다.

고이케 지사는 민진당 진보계를 희망의 당에 받아들이지 않는 '배제의 정치'를 펴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연대 관계이던 보수 정당 일본유신의 회와의 관계에서 균열이 부각되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 진영 도쿄도의회 의원 2명이 고이케 지사에 반기를 들고 지사가 자신과 함께 선거 포스터를 찍는 후보에게 돈을 받기로 한 사실이 논란이 된 것도 악재다. 당 차원의 총리 후보를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반면 북한의 도발 상황을 강조하며 불안해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자민당의 '북풍몰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연일 유세를 통해 북한 위기 극복을 위해 자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같은 극우 언론도 선거 기간 북한 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산케이는 이날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서두른 이유로 12월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준비를 하는데 2개월이 소요된다며 노골적으로 위기론을 조장했다.

산케이는 한반도 지도를 등장시킨 그래픽 뉴스도 지면에 실으며 '작전계획 5015'에 따른 북한 공격 계획을 자세히 소개하고 이 경우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아베 총리의 아킬레스건이던 사학스캔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사학스캔들이나 남수단 유엔평화유지군(PKO) 일보 은폐 의혹에 연루된 자민당 후보 대부분이 지역 선거구 판세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반(反)아베 유권자의 '그릇'이 분산됐다며 자민당은 젊은 층에서 특히 탄탄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유권자의 상당수가 아직 부동층에 머물고 있어 선거의 최종 결과는 초반 판세 분석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이 10~1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4%는 아직 지역구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48%였다. 다만 이 조사의 정당지지율에서는 자민당이 39%로 희망의 당(13%), 입헌민주당(11%)를 크게 앞질렀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