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지 절박한 IS, 시리아 반군에 총구…'급진조직'끼리 교전
IS, 親알카에다 조직 장악한 이들리브 남부 공격
터키 언론 "시리아군, IS에 반군지역으로 가는 통로 열어줘"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궁지에 몰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점령지를 확대하고자 시리아 북부 반군지역으로 총구를 겨눴다.
11일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州)의 반군 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IS가 이들리브와 하마의 경계에서 충돌,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HTS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를 중심으로 군소 조직이 뭉친 '급진' 반군 조직이다.
시리아 IS는 다마스쿠스 외곽, 알바브, 팔미라, 타브까, 레바논 국경지역 등 전략 요충지에서 퇴각했고, 상징적 수도 역할을 한 락까에서도 패퇴가 임박했다.
'돈줄'인 유전지대 데이르에조르에서는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과 러시아·시리아군에 밀려 이라크 국경 쪽으로 계속 퇴각 중이다.
본거지 시리아 중부와 동부 전략 지역을 잃은 IS는 이달 9일 이들리브 HTS 공격을 선언했다. 이들리브 공세 시작과 동시에 HTS로부터 여러 마을을 빼앗았다고 선전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HTS는 이들리브에서 러시아·시리아군과 친(親)터키 반군조직에 더해 IS와 싸우는 처지가 됐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HTS는 러시아·이란·터키가 합의한 '긴장완화지대', 즉 안전지대의 휴전 대상에서 배제됐다.
테러 감시단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는 "IS가 락까 등 주요 근거지를 내준 후 새로운 거점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예상된 수순"이라면서 "점령지가 절박한 IS가 러시아·시리아군보다는 '쉬운 상대'인 이들리브의 HTS를 골랐다"고 분석했다.
한편 터키 관영언론은 시리아군이 사실상 IS의 반군지역 공격을 유도했다는 시각을 제기했다.
아나돌루통신은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리브로 IS 장갑차량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며, "시리아 정권이 하마 동부와 이들리브 남부를 연결하는 길을 IS가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내줬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남은 반군지역에 IS가 자리를 잡는다면 러시아·시리아군이 이 일대에서 군사작전을 벌일 명분이 된다.
HTS도 반군 지역에 침투하려는 러시아에 IS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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