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시즌…50조원 '실적잔치' 열린다
사드·폭우 피해 본 일부 업종엔 '남의 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13일 삼성전자[005930]의 실적발표로 상장사들이 본격적인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에 돌입한다.
'반도체 슈퍼 호황' 순풍을 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의 활약에 힘입어 이번 3분기에는 상장사 영업이익이 총 50조원을 넘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자동차·보험 등 업종은 부진이 예상돼 업종별로 분위기가 대비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50조5천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분기보다 47.7% 증가한 규모다.
또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460조원, 순이익은 38조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같은 분기보다 각각 10.1%, 49.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 경제 지표가 다 좋고, 특히 미국의 소비지표 등이 긍정적으로 발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9월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가리키고 있어 3분기 영업이익은 50조원을 더 넘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증권시장 실적 성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이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14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한 달 전보다도 1.6%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8천억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분기보다 426.6%나 증가했다.
전세계에 4차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물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업계의 호황이 조성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소속된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조8천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의 39%를 차지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 반도체업체가 좋은 실적을 거두면 그 업체에 장비·부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정부 정책, 폭우 등의 영향으로 운수장비, 전기가스, 보험 등 일부 업종은 '남의 잔치'만 바라봐야 할 신세다.
운수장비 대표 종목인 현대차[005380]는 다행히도 3분기 영업익이 1조2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모비스[012330](-18.5%), 기아차[000270](적자전환), 쌍용차[003620](적자지속) 등의 실적은 여전히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의 타격을 받은 전기가스업종 영업이익은 2조9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같은 분기보다 30.5% 줄어든 규모다.
예상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큰 업종은 보험업종이다. 보험업종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분기보다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9월에 남부지방에 폭우·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손해보험사의 3분기 순이익이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문재인 케어'로 보험사의 수익이 줄어들 거라는 막연한 우려는 완화했지만 최근 손해율 상승으로 9월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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