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법원, 쿠르드 독립투표 조직위원장 체포영장 발부(종합)

입력 2017-10-11 21:19
이라크 법원, 쿠르드 독립투표 조직위원장 체포영장 발부(종합)

알아바디 총리 "쿠르드 독립투표 취소해야 대화" 완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바그다드 내 루사파 지방법원이 쿠르드자치정부(KRG)의 지난달 분리·독립 투표를 관리, 진행한 쿠르드지역 투표관리위원회의 헨드렌 살레 의장과 위원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11일(현지시간) 발부했다.

법원은 "이들 3명은 투표를 취소하라는 이라크 대법원의 결정에 반해 투표를 조직하고 실행했다"고 혐의를 설명했다.

앞서 이라크 국가안보회의는 10일 낸 성명에서 "분리·독립 투표를 주도한 쿠르드 지역의 국가 공무원의 명단을 확보했다"며 "이들을 법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KRG가 분리·독립 투표의 결과를 취소해야 대화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KRG와 대화는 이라크의 통합, 헌법, 투표결과 취소라는 세 가지 원칙이 충족돼야만 한다"면서 "중앙정부는 분리·독립 투표나 그 결과를 놓고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RG는 92.7%의 압도적인 찬성 비율이 나온 지난달 25일 주민투표를 근거로 중앙정부와 자치권한 확대, 독립국 수립을 위한 정치적 일정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알아비디 총리가 완강히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다.

알아바디 총리는 KRG가 분리·독립하려면 자치지역만이 아닌 이라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국민투표에서 가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정부는 또 쿠르드 지역을 우회해 터키로 원유를 수출하는 송유관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자바르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10일 "3개 국영 기업에 긴급히 터키로 향하는 송유관을 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원유 40만 배럴을 날랐던 이 송유관은 2014년 이슬람국가(IS) 사태로 일부가 파괴돼 가동이 중단됐다.

이라크 정부는 KRG의 주 수입원이 터키로 향하는 원유 수출인 만큼 다른 송유관을 재개해 KRG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이다.

KRG는 자치지역에서 터키 제이한 항으로 이어지는 다른 송유관으로 하루 6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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