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샬러츠빌 사태때 집단폭행 당한 흑인에 오히려 체포영장

입력 2017-10-11 13:06
美샬러츠빌 사태때 집단폭행 당한 흑인에 오히려 체포영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8월 인종주의 유혈 충돌을 촉발한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사태 당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집단 구타당한 흑인 남성에게 오히려 중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에 참가한 데안드레 해리스에 대해 지역 치안판사가 불법 상해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샬러츠빌의 한 주차장에서 백인 남성 6명에게 몽둥이와 방패로 얻어맞고 발에 걷어차이며 집단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현장 사진과 영상을 수집해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캠페인 활동가 숀 킹은 해리스가 백인 우월주의자로 보이는 시위대원들에게 얻어맞는 바이럴 영상을 공개했다.

해리스를 때린 백인 우월주의 시위대원 중 2명은 체포됐다.

그러나 다른 백인 우월주의 시위대원 해럴드 레이 크루스가 해리스한테서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함에 따라 해리스에게도 결국 같은 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해리스의 변호인 S.리 메리트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이번 영장은 악명높은 인종 혐오 그룹인 '리그 오브 사우스'에 의해 사주됐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메리트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흑인 피해자가 때린 사람들과 같은 혐의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차장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해리스에게 영장이 발부될 준 몰랐다며 다소 의아해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샬러츠빌에서는 지난 8월 12일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나이트 더 라이트' 집회가 열렸고,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 참석자 1명이 백인 우월주의자의 차량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혈사태의 책임이 맞불 시위대에도 있다는 양비론을 펼치면서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바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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