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잇따른 中기율위 회의…당대회 파격 예고하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사정·감찰기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기존 관례를 따르지 않고 업무보고 절차에 변화를 가했다. 중국의 최고지도부 재편도 당의 내규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오는 1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 앞서 지난 9일 개최한 제8차 전체회의에서 당대회에 제출할 업무보고안 심의 절차를 바꾸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중앙기율검사위 업무보고안을 먼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11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어 18기 7중전회가 직접 19차 당대회에 중앙기율검사위 업무보고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중앙기율검사위 업무보고안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상무위원회가 단독으로 의견수렴과 전체회의 심의를 거쳐 직접 당대회에 심사를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앙기율검사위는 회의 폐막후 발표한 공보를 통해 이 같은 절차 변경이 "당장(黨章·당헌)의 요구 및 당의 통일영도를 체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 같은 절차 변경이 수십년만에 처음있는 일로 중국 공산당 내부 규칙의 변화, 또는 중앙기율검사위 업무보고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번 중앙기율위 8차 전체회의는 업무보고 절차를 바꾼 것 외에도 기존 관례를 따르지 않은 것이 적지 않다.
역대 중앙기율위 전체회의는 이틀간 일정으로 열렸지만 이번 전체회의는 단 하루만에 끝났다. 회의 폐막후에도 중앙기율위 홈페이지를 통해 310자 분량의 전체회의 공보만을 발표했을 뿐이었다.
여기에 중앙기율위를 이끌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서기의 연설 내용도 밝히지 않았고 전체회의에서 합의 결정된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역대 전체회의와 달라진 점이다.
이런 '파격'은 집권 2기를 앞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권력집중을 위해 기존의 당내 전통과 규칙을 잇따라 파기하려는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서기도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를 깨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다가 최근에는 은퇴설과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설 등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