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미미했던 '캡틴' 기성용…'안 맞는 옷' 입은 이청용

입력 2017-10-11 00:50
존재감 미미했던 '캡틴' 기성용…'안 맞는 옷' 입은 이청용

기성용, 아쉬운 4개월 만의 선발 복귀…이청용, '오른쪽 윙백' 적응 실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신태용 호(號)의 침몰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쌍용'도 살리지 못했다.

'돌아온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부상을 털고 4개월 만에 선발로 나섰으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오른쪽 윙백'의 낯선 임무를 부여받은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은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치러진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33분 박종우와 교체될 때까지 78분간 활약했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이후 4개월 만의 선발 출전이다.

기성용은 카타르전 이후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아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에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뛰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 7일 러시아전에서 후반 18분 교체 투입돼 30분간 뛴 데 이어 이번 경기에서 4개월 만에 선발로 출전하며 잔뜩 기대감을 모았다.

평가전을 앞두고 주장 완장까지 다시 찼지만 4개월의 공백은 길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기성용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오랜 부상과 재활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듯 기성용 특유의 정확한 패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복귀는 반가웠지만 대표팀의 연이은 졸전을 구해내지는 못한 아쉬운 복귀전이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청용 역시 이날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친선전을 앞두고 해외파로만 꾸려진 2기 신태용호에 승선한 이청용은 러시아전부터 '오른쪽 윙백'이라는 새로운 위치를 부여받았다.

이청용은 과거 FC서울 시절 수비를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오른쪽 날개가 주 포지션이었다.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러시아전에서 이청용은 수비보다는 공격수 본능을 드러냈다. 당시 풀타임 활약하며 도움 2개를 기록해, 대표팀의 무득점 대패를 막았다.

러시아전 공격 포인트로 다소 가려졌던 수비 약점은 이번 모로코전에서는 여실히 드러냈다.

모로코의 오사마 탄나네의 두 번째 골을 비롯해 모로코의 여러 차례 슈팅은 이청용이 책임져야 할 우리 진영 왼쪽이 뚫리면서 나왔다.

이스마일 엘 하다드는 골대 왼쪽에서 수비진의 견제 없이 자유자재로 크로스를 날렸다.

신태용 감독의 무리한 '이청용 윙백 기용' 실험이 손쉬운 역습 허용과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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