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넘어지는 타워크레인…올 들어 6건·12명 사망
안전 불감증·현장 소통 부재·재하도급 등 원인 지목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건설현장마다 아찔하게 솟아있는 대형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6건이 발생해 근로자 12명이 목숨을 잃고 36명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안전 불감증을 사고 원인으로 꼽는다.
추석 연휴의 달콤함이 채 가시기 전인 10일. 경기도 의정부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36분께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택지개발지구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이모(55)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졌고 김모(50) 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또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 인근에 있던 크레인 차량을 덮쳐 운전기사 김모(40)씨가 부상했다.
총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씨 등 4명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중이었으며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 올리는 인상작업(telescoping) 중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5월 인접 도시인 남양주시내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5명의 사상자를 낸 타워크레인 사고 역시 인상작업 중 발생했다.
이번 의정부 사고와 반대로 타워크레인 높이를 올리고자 인상작업을 진행하던 중 기둥이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당시 사고 원인으로 부품 결함과 비순정부품 사용 등이 지목됐지만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스페인 부품 제조사에 해당 부품을 보내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이와 함께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하도급과 재하도급 문제가 사고 원인으로 거론됐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손발을 맞춰야 하는데 하도급과 재하도급 등으로 생판 모르는 작업자들이 일하다 보니 소통이 안 돼 사고가 난다는 얘기다.
경기대학교 공과대학 최용화 교수는 "현장 기사의 숙련부족이나 건설현장 내 근로자나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 같은 문제 때문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소통 부족 문제는)특히 크레인처럼 크고 무거운 중장비를 다룰 때는 치명적이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와 같은 달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타워크레인 사고는 소통 부재가 원인이었다.
당시 두 개의 크레인이 충돌하면서 무너진 크레인 일부가 지상을 덮쳤고 6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수신호를 잘못해 크레인이 충돌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신호수 1명을 구속했다. 역시 크레인 운전기사와 소통이 안 됐다는 의미다.
이밖에 세종시 소담동과 울산시 울주군,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등에서도 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7명이 부상했다.
다음은 올해 크레인 사고 일지.
▲ 4월 1일 = 세종특별자치시 소담동에서 타워크레인 넘어져 2명 부상.
▲ 4월 21일 =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넘어지면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 발생해 2명 부상.
▲ 5월 1일 =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 충돌해 6명 사망, 25명 부상.
▲ 5월 23일 = 남양주시 다산신도시내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원 크레인 넘어져 3명 사망, 2명 부상.
▲ 6월 15일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숙박시설 건설현장서 타워크레인 꺾여 기울어지면서 3명 부상.
▲ 10월 10일 =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넘어져 3명 사망, 2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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