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300㎞ 美서부 '죽음의 코스' 6개월만에 종주한 대학생
청주대 정기건씨, 美 3대 트레킹 코스인 PCT 6개월만에 완주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주변에서는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저는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청주대 체육교육학과 2학년 정기건(24)씨가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 서부를 가로질러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길이 4천300㎞ '죽음의 코스'를 6개월 만에 완주했다.
대학 산악부원인 정씨는 지난 3월 25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샌디에이고에서 PCT(Pacific Crest Trail) 코스 종주에 나섰다.
이후 6개월간 미서부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를 거쳐 지난달 2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도착하는 것으로 PCT 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PCT는 미국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멕시코 국경 캠포(Campo)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에 있는 매닝파크(Manning Park)까지 4천300km에 달하는 거리의 미국 서부를 두 발로 걸어 종주하는 '죽음의 코스'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해부터 6개월간 화장품 포장, 공사현장 일용직, 전기 설비 등의 아르바이트를 해 800만원의 경비를 마련했다.
거친 등산로와 눈 덮인 고산 지대, 9개의 산맥과 사막, 광활한 화산지대가 있는 PCT를 정복하기 위한 정씨의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일이 다반사였고, 여행에 필요한 물과 생필품 보급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지난 5월 중순 시에라 산맥을 넘을 때 5∼6m가 쌓이는 폭설이 내린 탓에 GPS가 고장이나 사흘간 길을 잃기도 했다.
설사병으로 2주간 탈진 증상을 보인 적도 있었고, 사막 구간에서는 방울뱀을 하루에 한 번씩 마주쳤다고 정씨는 전했다.
지난달 말 한국에 돌아온 정씨는 "대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홀로 묵묵히 걸으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밝게 웃었다.
이어 "다음 목표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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