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세일러 "트럼프 당선, 행동경제학자는 설명못해"
AP 인터뷰…"경제정책은 쉽게 만들어야"·"투자할 때 가장 큰 실수는 과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H.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인간 행동이 왜 종종 합리적인 경제 모델에 맞지 않는지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9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 직후 AP통신 전화 인터뷰에서 경제 정책을 만들 때 실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AP가 공개한 세일러 교수와의 일문일답 요지.
-- 지난해 미국 대선 결과를 행동경제학자들은 어떻게 해석하나?
▲ 행동경제학자들이라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상(rise)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경제 정책이 고려해야 할 점은.
▲ 나는 사람들이 실수를 덜 하도록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경제 정책을 설계할 때는 사람들이 바쁘고 정신없고 게으르다는 사실을 고려해 그들을 위해 가능한 한 쉽게 만들려고 해야 한다.
-- 보통 사람을 위한 투자 조언은.
▲ 대부분 분야에서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지나친 자신감이다. 만약 당신이 개별 증권을 거래한다면 실수하는 게 거의 확실하다. 전문 매니저들은 대부분 그들의 기준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없으며, 개인이 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이유는 적다.
원래 주식을 산 가격에 갇히면 안 된다.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지금 주식을 사지 않을 거면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이 하락하면 사람들은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팔기를 주저한다.
-- 사람들은 어떻게 부당한 가격에 반응하는가?
▲ 단지 가격이 평소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가치 있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사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이번 주에 동네에서 시카고 컵스(미국프로야구팀) 경기가 있는데 표가 평소보다 비싸게 팔리고, 사람들이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경기를 즐길 수 있어도 가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이런 공정성의 규범을 위반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 우버(차량호출서비스업체)가 이 교훈을 얻었거나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금융위기가 경제학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 1987년 10월 미국 증시 대폭락, IT 버블, 부동산 버블,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위기는 행동경제학에 좋은 일이었다. 심지어 내 영화 커리어의 시작과 끝으로 이끌기도 했다. (※세일러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그린 영화 '빅 쇼트'(2015)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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