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격범, 4년전 법정서 "불안감에 신경안정제 복용"
"낮에 자고 밤새 베팅…2006년엔 1년 365일·하루 14시간씩"
CNN 보도…"하루에 11억 이상 베팅하기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역대 최악의 '라스베이거스 참사'를 일으킨 총격범 스티븐 패덕(64)이 4년 전 법정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97쪽 분량에 달하는 패덕의 2013년 법정 증언록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패덕은 '호텔 내에서 갑자기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졌다'며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법정에서 패덕은 어떤 정신건강 문제나 중독 또는 범죄 전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불안감 때문에 신경안정제 '바륨'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얼마나 자주 복용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1년 6개월 전에 처방받은 60알 가운데 10~15알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NN은 '바륨'과 같은 강력한 진정제의 부작용으로 분노와 과민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패덕이 최근에도 바륨을 처방받았는지 또는 이번 총기난사 범행 당시 복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 도박꾼'으로 알려진 패덕은 자신의 도박 스타일도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
패덕은 "세계 최고의 비디오 포커 플레이어"라고 자평하면서 "크게 베팅하는 플레이어들을 몇몇 알지만 누구도 나처럼 오랫동안 많이 베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2006년의 경우에는 "1년 365일, 하루 평균 14시간을 즐겼다"며 "낮에 자고 밤새도록 도박을 한다"고 덧붙였다.
패덕은 고액베팅 덕분에 "카지노 숙박의 95%를 무료로 제공받았고, 어떤 날에는 1백만 달러(11억5천만 원) 이상 베팅했다"고 증언했다. 변호사가 "많은 금액"이라고 평가하자, 패덕은 "별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CNN은 "패덕이 자신에 대해 소상하게 진술한 자료로는 처음"이라며 "법정 증언록은 미 연방수사국(FBI)에도 전달됐으며, 이번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범행의 동기를 찾아내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패덕은 지난 1일 밤(미 서부시간) 라스베이거스의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지상의 야외공연장으로 총기를 난사해 5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패덕은 경찰이 급습하기 직전에 범행 현장인 호텔방에서 자살했다. 미 수사당국은 패덕의 단독범행이라는 결론만 내렸을 뿐 범행 동기를 계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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