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 제작 마블, 팬 반발로 방산업체와 합작 철회

입력 2017-10-09 15:48
영화 '어벤져스' 제작 마블, 팬 반발로 방산업체와 합작 철회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월트디즈니 자회사인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팬들의 반발에 밀려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루먼과 합작 사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블은 7일 대중문화 축제인 '뉴욕 코믹 콘'(New York Comic Con) 행사에서 노스럽 그루먼 직원이 등장하는 우주 탐험 관련 영화와 과학 교육 촉진을 목표로 한 잡지 등 합작 사업을 공개하려 했다.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등 캐릭터로 유명한 마블과 미국 5대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루먼은 지난 두 달간 단편 영화 2편의 추가 제작 계획을 포함해 파트너십 논의를 빠르게 진척시켜왔다.

그러나 마블은 6일 트위터에 이러한 계획을 밝힌 직후 팬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팬들은 노스럽 그루먼 직원을 상징하는 NGENs(Northrop Grumman Elite Nexus)가 등장하는 어벤져스 만화책 첫 호의 온라인 티저 광고를 공격하는 글을 대거 게시해 광고를 내리게 만들었다.

일부 팬은 노스럽 그루먼이 차세대 전략폭격기 'B-21' 등 미국 기밀 국방 사업에 연루된 것을 마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유로 자체 방산업체를 폐쇄한 것과 비교해 비판했다.

유명 반전 논평가인 맷 크리스먼은 NGENs가 포함된 새 어벤져스 팀을 피투성이 국제 살인 기계라고 혹평했다.

팬들의 공격에 시달린 마블은 결국 7일 합작품 출시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마블은 성명에서 "뉴욕 코믹 콘에서 노스럽 그루먼과 활동하려던 것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주기술과 탐험에 집중하기 위한 의미였다"며 "노스럽 그루먼과 함께 많은 관객에게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을 독려하고 소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스럽 그루먼은 "합작 사업이 새로운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과학기술의 가치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는 노력의 하나"라며 "마블이 파트너십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실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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