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린카드 등 이민정책 손질"에 민주당 "거부"

입력 2017-10-09 09:19
미국 "그린카드 등 이민정책 손질"에 민주당 "거부"

의회에 '위시 리스트'…'국경장벽' 건설비·이민 관리 대거 채용 등 요청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이 그린카드(영주권) 제도를 손질하는 등 이민정책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에 나섰다.

백악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위시 리스트'(wish list)를 만들어 8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그린카드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한다.

이를 위해 1만 명 이상의 이민담당 관리들을 신규 채용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배정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370여 명의 이민담당 판사를 비롯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변호사 1천 명, 연방 검사 300명, ICE 직원 1만 명이 포함돼 있다.



멕시코 국경에 '국경장벽'을 건설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책정을 의회에 요구했다.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미국에 입국하는 주로 중미 출신 어린이들에 대한 단속에도 나선다.

미 행정부는 현행 가족 기반 그린카드 제도를 배우자와 미국 시민의 미성년자, 합법적인 영주 거주자에 국한하는 쪽으로 손질한다.

이를 위해 점수 기반 그린카드 제도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폭력조직 조직원 및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입국한 어린이 등의 추방을 한층 쉽게 하려고 국경 통과 관련 수수료를 대폭 올린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난민 시스템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이런 새로운 이민정책 손질 방침이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보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에 다카 프로그램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다카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도입된 행정명령이다.

민주당은 백악관의 이런 요청에 대해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을 통해 "'합리적인' 국경 보안 대책에 대해 언제든지 행정부와 협의할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때 밝힌 바 있다"면서 "하지만 백악관의 이번 위시 리스트는 합리적인 선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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